영하의 시인
-신성-
추운 날씨엔 피부를 꺼내 시를 쓰자
피부로 피부로 파르르 떨며 시를 써보자
얼어가는 피부를 비비며
죽음과 엔트로피에 대해 논하자
더 차갑게 더 차갑게
차가운 잉크를 피부에 바르고
일상이 아니다
나는 다르다
도발을 감행하자
영하에 얼어버린 손가락을 때내며
말초신경 짜릿했던 상상을 적어보자
얼어버린 대지에 식은 몸을 누이며
식어가는 고통
심장의 얼음점
그 반어를, 그 대어를 낚아보자
얼어버린 번데기 딱딱한 번데기
영하에 다시 태어날 나는
이전에 삿대질하던 평범한 내가 아니다.
얼어버린 껍질을 버리고
시베리아를 종단하는 자유로운 혼
영하의 날씨에는 피부를 꺼내 시를 쓰자
차가운 잉크를 적시며 짜릿한 시를 쓰자
얼어버린 뇌리를 부스자
껍질을 깨부수자
*날씨가 엄청 추운데 휴대폰으로 시를 쓰는 느낌은 참 변태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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