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시++ /옴니버스연습장

코스모스 핀 봄날 -2018.10.17.수

별신성 2018. 10. 18. 01:57

코스모스 핀 봄날
-신성-

어릴적 시골 등교길엔
수줍은 코스모스가 같이 걸었다
버스가 지나 먼지를 날려도
코스모스는 항상 밝게 웃으며
반겨주었다

형형색색 핀 가을의 화려함에도
봄날의 수수함을 간직한 너.
모든 것이 시들어 갈때
너만은 봄같이 싱그러웠다

갑자기 찬바람이 불면
세상의 무성한 억새를 헤치고
너에게 달려가 스다듬어 보았다
간밤에 아무일이 없었지
부디 너만은 가을날이 되지 말아줘

애처로운 너의 파스텔 색들을
꿀벌마냥 두 겨드랑이 사이에 뭍히고선
어둔 일상으로 돌아와 여기저기 문질러본다
무언가 꽃이 피고 밝아오는 느낌은
이제사 내 삶이
네 향기로 채워져서일까

*하늘공원 서울억새축제를 점심시간 짬내서 갔는데 커스모스가 너무 이쁘게 나를 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