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시++ /옴니버스연습장

손에 달린 구멍 -2018.09.29.토

별신성 2018. 9. 30. 14:03

손에 달린 구멍
-신성-

손이 글을 쓴다
무슨 말을 쓸까 한참을 고민하더니
결국 입이 불러주는데로 적어나간다

굳이 불러주고 받아적지 말고
입이 손에 달리는게 낫겠다
입이 손으로 내려와 글을 적는다

야호! 강아지. 안아줘. 그만해!
아.. 그 말이 하고 싶었구나
입술로는 차마 내뱉지 못한 말들
부끄럽고 시끄럽고 상스러운 말들
그래서 손에게 차마 불러주지 못한 말들
이제사 맘놓고 입은 술술 적어내려갔다

후련해진 입은 다시 구멍을 막고
얼굴 나지막한 아래
구멍을 뚫었다

*내가 하고싶은 일들, 내가 하고싶은 말들, 다 할수도 없고 하지도 않기에 글로 적는 습관을 들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