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아버지의 노크
-박원주-
어릴적 바람부는 밀밭에서
아득했던 부모님의 사랑마저 잃어 버렸다
외로운 타지에서 어린 생을 연명해 나갔다
그의 고단함을 신은 알았을까
새롭게 내디뎠던 하루하루는
그에게 또 다른 이름을 선사해주었다
쌓여가는 만남과 작은 성공들이
고단했던 삶을 위로하며
짧은 아픔은 긴 기쁨으로 덮어갔다
이제는 흰머리를 흩날리는 황혼의 시절
그는 다시 그 바람부는 밀밭으로 뛰어들었다
어릴적 상처와 고단함을 대면하는 시간
무엇이 다시 그의 심장을 뛰게할지
아직도 남겨진 새로운 긴 생을 두드리고 있다
그리고 문득 그는 나에게 노크를 했다
나도 그의 심장을 두드리고 싶다
* 큰아버지께 간만에 안부전화를 드렸는데 인생사 이야기를 많이 건네며 나를 자랑스러워하시는데 사실 저도 큰아버지의 긴 인생사가 자랑스럽고 대단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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