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죽아.. 너.. 엄마가 없어도 평소처럼 잘 지낼 수 있지?"
"네.. 그럼요..전 이제 다 자랐으니까요. 하지만 돌아가시면 안되요.. 엄마,, 제발 가지마세요.. 제발.."
"그래.. 폭죽아.. 너는 엄마가 없어도.. 넌 잘 지낼수 있을꺼야. 남겨진 어린 두 동생들도 잘 보살펴야 한다. 잘 할수 있겠지?"
"네.. 엄마.. 잘 할 수 있어요. 흑흑.."
"그래.. 착한 내 새끼.. 엄마는 항상 너와 함께 있을꺼란다.. 저기 밤하늘에 빛나는 별처럼 이 엄마가 항상 너와 함께 있다는 걸 잊지말고 기억하렴... 그리고.. 마지막으로 엄마가 부탁 한가지 할게 있는데.. 콜록 콜록.. 네가 다 자랄 때까지는 몸에 절대 불을 붙여서는 안된다.. 절대로.. 알겠지? .. 콜록.. 폭죽아..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렴....그리고 저기 성냥을 좀 건네다오..."
"엄마.. 안돼.. 안돼.. 엄마 가지마..엄마아..."
".... 폭...주...욱...아..."
엄마와 행복하게 살았던 폭죽이는 그렇게 일찍 어머니를 여의고, 아직 말도 잘 못하는 어린 두 동생을 키우는 신세가 되고 말았어요. 하지만 어린 폭죽이는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밝고 명랑하게 동생들과 여행도 하고 놀이도 하면서 즐겁게 하루하루를 보냈어요.
그렇게 몇년이 흐르던 어느날, 친한 동네 친구들이 와서 폭죽이에게 말을 건냈어요.
"폭죽아. 너 심지 수염에 불 붙여 봤어?"
"아니? 왜?"
"심지 수염에 불을 붙이면 찌르르륵 소리가 나는데 그때 몸이 정말 짜릿해! 너도 한번 해볼래? 정말 재밌어! 근데 말이야. 수염를 조금만 태워야지 다 태우면 안돼. 꼭 그전에 불을 꺼야해."
"자..잠시만.."
그때 폭죽이는 불연듯 엄마가 한 말이 생각나서 친구들을 막으며 말했어요.
"하하. 너 지금 겁먹은거야? 하하. 수염은 다음날에 또 자라나니까 너무 그렇게 겁먹지마. 하하"
"아니.. 엄마가 몸에 절대 불 붙이지 말랬어."
"무슨 바보같은 소리야? 너네 엄마가 돌아가신지가 언젠데.."
"야! 폭죽이가 싫데잖아. 그만 장난치고 너희끼리 놀아!"
폭죽이의 친구 화약이가 친구들의 장난을 막으며 폭죽이를 도와줬어요.
"고마워 화약아~~"
폭죽이는 엄마와의 마지막 약속을 생각하며 친구들의 말에도 수염에 불을 붙이지 않았어요. 친구들은 모두 수염에 불을 붙였는지 까맣게 그을린 수염을 달고 다녔어요. 그리고 다음날 수염이 또 자라나길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렇게 세월이 한해 두해 흐르던 어느날, 평소 폭죽이와 둘도 없이 친한 친구였던 화약이가 갑자기 사라졌어요!
"근데 너희들 화약이 못봤니? 어제만 해도 같이 술레잡기 하며 재밌게 놀았는데.. 어디로 갔지? 너희들 아무도 몰라??"
"응.. 오늘 하루 종일 못봤는데?"
"그래?? 어디로 갔지? 근데 다른 친구들도 몇명 안보이네??"
폭죽이는 어리둥절 해서 주위를 살펴보았어요. 그랬더니 다른 친구들도 마을 사람들도 하나 둘씩 사라지기 시작했어요.
'도대체 화약마을에서 무슨일이 일어나는거지? 가족들도 친구들도 어디로 갔는지 모르다니..참..'
폭죽이는 화약마을에 일어나고 있는 일이 몹시 두려웠어요. 또 어린 두 동생들에게도 무신 일이 생겨 잃어버리지는 않을까 걱정이 태산같았어요. 어느날부터는 이상하게 밤늦게는 건너 숲 근처 언덕에서 늑대들이 밤새도록 울부짖기 시작했어요. 폭죽이는 두려움에 떨며 밤을 지새웠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폭죽이의 친구들도 모두 사라지고 결국 동네사람들도 모두 사라지고 말았어요. 그리고 마침내 화약마을엔 폭죽이와 두 어린 동생들만 남겨지게 되었어요.
"아우~~~~~~~~~~~~~~~~~~~~우~"
그날 밤에도 이빨이 날카로운 늑대들이 동네 근처까지 내려와 울부짖었어요.
"걱정마. 동생들아. 너희 둘은 내가 반드시 지켜줄테니까."
"고마워~ 형! 그래도 무서워.. 이젠 우리들 뿐이잖아.."
모두가 떠난 화약마을은 정말 고요하고 조용했어요. 폭죽이는 외롭고 쓸쓸 했지만 동생들과 꼭 붙어다니며 재밌는 놀이를 찾아다녔어요. 그렇게 또 몇년이 흘르던 어느 추운 겨울날이였어요.
"너! 수염에 누가 불을 붙었어?"
폭죽이는 수염이 까맣게 그을린 어린 동생을 보고 깜짝 놀라서 소리쳤어요.
"아냐.. 형. 이거 그냥 난로 곁을 지나가다 얼떨결에 수염에 불이 붙은거야. 근데 금방 불은 껐어."
"야! 내가 몸에 절대 불 붙이지 말랬지? 다시는 몸에 불을 붙이면 안된다. 절대로! 알겠어?"
"응. 형. 알겠어.. 명심할게. 미안."
며칠뒤 보름달이 밝은 늦은 밤이였어요. 갑자기 펑! 하는 소리에 폭죽이는 화들짝 놀라 잠을 깼어요.
"어? 이게 무슨 소리지?"
밤하늘은 언제 큰 소리가 났었냐는듯이 조용하기만 했어요.
"앗! 네 동생들이!! 어디로 간거지?? 동생들아~~~!!"
그날밤에 무슨 일인지 두 동생도 모두 사라지고 말았어요. 결국 화약마을에는 모든 사람들이 사라지고 폭죽이만 홀로 남게 되었어요. 홀로 남겨진 폭죽이는 낮에는 외롭고 밤이 되면 무서운 화약마을이 너무 싫었어요. 하지만 혼자서 동생들을 찾아나서기에는 언덕 근처에 사는 늑대들이 너무 무서웠어요. 폭죽이는 외로움과 무서움을 달래고자 낮에는 도움을 요청하려고 연을 날리기도 하고 밤에는 모닥불로 구조요청 신호를 보내기도 했어요. 하지만 그것도 잠시 곧 외롭고 무서워졌어요.
'다들 어디로 가버린 거니? 아.. 엄마.. 동생아.. 친구들아..'
어느날 폭죽이는 마을 동산 언덕에 올라 하햫게 피어나는 뭉게구름을 구경을 하다가 그만 깜빡 잠이 들어버렸어요. 그런데 마침 찬바람과 함께 소나기가 내리면서 우르르~쾅! 번개가 치기 시작했어요. 천둥소리에 화들짝 잠이 깬 폭죽이는 부랴부랴 언덕을 내려오다가 그만 번개를 맞고 말았어요.
"번쩍!"
"앗~뜨거!"
번개가 치는 순간 폭죽이의 심지 수염에 그만 불이 붙고 말았어요. 폭죽이는 화들짝 놀라 수염의 불을 껐는데 비가 내려서인지 다행히도 불은 금방 꺼졌어요.
"휴.. 다행이다.. 하마터면 큰일 날뻔 했네. 엄마.. 이건 제가 잘못한게 아니니까 이해해 주세요~~"
물에 젖은 몸을 딱다가 뒤를 닦으려니 잘 안닦였어요. 다시 동생들이 그리워졌어요.
"그런데 다들 나를 두고 어디로 간걸까? 누가 잡아먹진 않았겠지?"
"찍찍"
"아이쿠 깜짝이야!"
생쥐가 지나가는 소리에 폭죽이는 깜짝 놀랐어요. 폭죽이는 항상 길을 걸으면서도 늑대가 나타나지는 않을까? 누가 잡아가지는 않을까? 항상 불안해 귀를 쫑긋 세우고 다니다보니 작은 소리에도 놀리곤 했어요.
그렇게 하루가 가고 이틀이 지나자 혼자 남겨진 폭죽이는 또 심심해졌어요. 그래서 또 높은 동산 언덕에 올르기로 했어요.
'아.. 그때 번개 쳐서 수염에 불이 붙었을땐 정말 짜릿 했었는데.. 아.. 오늘은 번개가 안 치려나?? .. 번개야.. 어딧니? '
폭죽이는 동산 언덕에 오르면서 이전에 치던 번개의 짜릿함을 생각했어요.
'아..맞다.. 굳이 번개가 칠 필요는 없지! 내가 심지 수염에 불을 붙어면 되지! 하하! 바보! 왜 그 생각을 못했을까!'
"찌르르르~ 찌르르~ 찌르르르~"
동산을 내려와 집에 도착한 폭죽이는 곧바로 성냥을 꺼내 심지 수염에 불을 붙었어요.
'아~ 짜릿해.. 기분 최고다!! 그때 그 번개칠 때 그 기분이야! 다행히 내 심지는 정말 기니까 불을 좀 길게 붙여도 괜찮을꺼야.. 아하.. 기분 좋다~ 아~ 행복해~ 아~ 하~'
폭죽이의 긴 수염도 금방 불에 타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수염이 다 탈 때쯤 부랴부랴 불을 껐어요.
"아이쿠.. 하마터면 수염이 다 태울 뻔했네.. 음.. 내일 또 수염가 자랄테니까 아침 일찍 일어나 수염에 불을 붙이면 되겠지?"
폭죽이는 다음날 새벽, 동이 트기도 전에 일어나 수염에 불을 붙었어요.
"찌르르르~ 찌르르~ 찌르르르~"
"아~~ 기분 좋아~~ 날아갈꺼 같아~ 하아~ 기분 죽이는데!! 이렇게 좋은 걸 엄마는 왜 하지 말라고 했을까? 아~ 행복해~"
하지만 폭죽이는 어제 그렇게 길었던 수염이 모두 타버린 것을 깜빡 잊고 있었어요. 그래서 불을 끄는 순간을 그만 놓치고 말았어요.
"앗!"
"펑!"
폭죽이의 심지가 모두 타버린 순간, 폭죽이는 그렇게 반짝이는 샛별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어요.
"엄마.. 미안해. 엄마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을 꼭 지켰어야 했는데.. 그만 몸에 불을 붙이고 말았어.. 그리고 불을 빨리 껏어야했는데.. 내가 너무 바보 같았어.. 아..그리고 동생들아 미안해.. 사라진 너희들을 찾으러 갔었어야 했는데.. 혼자서 무서워서 찾으러 가지 못한 것 너무 미안해.. 친구들아.. 너희들에게도 정말 미안해..흑흑.."
"씨유웅~~!!!"
폭죽이는 새벽 하늘 속으로 사라지면서도 엄마와 동생과 친구에게 용서를 빌었어요. 그렇게 폭죽이는 새벽하늘을 수놓으며 저멀리 사라졌어요.
"앗? 어긴 어디지?"
그렇게 한참을 사라져갈때쯤 폭죽이는 밤하늘 별 위로 올라와 있는 것을 발견했어요.
"와~~~! 신기해! 나도 별처럼 둥둥 떠 있어! 하하~!"
"반가워 폭죽아!! 오랜만이야!"
폭죽이는 별들사이에서 반가운 소리를 들었어요!"
"엄마?? 엄마!!"
하늘 위로 높이 올라간 폭죽이는 하늘에서 엄마랑 동생들이랑 친구들을 만났지 뭐예요! 그렇게 화약마을 친구들은 모두 하늘의 별이 되어 함께 행복하게 오래오래 잘 살았답니다. -솓 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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