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바다를 대하는 자세
-박원주-
아이는 태어나 처음으로 거대한 물을 대한다
친근한 물과 거대한 물 사이의 괴리만큼
아이는 해안가에서 한발짝 뒤로 물러나
바닷물을 몽둥이로 있는 힘껏 내리쳤다
성난 바다가 솨아아 밀려와 아이 발을 적셨다
놀란 아이는 소리를 지르며
쪼르르 엄마품으로 달려갔다
아이가 바다를 향해 힘껏 소리를 지르자
성난 파도는 이내 잠잠해졌다
아이가 바다를 이겼다
아이는 다시 바다로 달려가 바닷물을 내리쳤다
치고 또 치고 소리를 마구 질러댔다
아이는 이제 밀려오는 파도가 무섭지 않았다
거대한 바다를 이해할 때쯤
아이는 다시 엄마 품속으로 달려가
바다를 풍경삼아 뛰어놀았다
생애 첫 바다를 바라보며
이 세상을 살아갈 법을 배운 아이.
아이는 자라며 숱한 바다를 만날 때마다
이 첫 바다의 추억을 기억할 것이다
바다는 그냥 거기 있을 뿐 두려운 존재가 아니기에
아이는 더 멀리 먼 바다로 노저어 항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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