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나간 기도자
-박원주-
하나둘 잃어가다 정신마저 잃었다.
웃음도 감사도 없는 마비된 일상.
포식자가 주는 마지막 안락함에
가지가 잘려도 놀라지 못하다
줄기를 스치는 톱날에 화들짝 놀란다.
잘린 손 그냥 두고 뿌리채 도망친다.
피가 흐른 곳을 보아라.
피가 흐르는 곳도 보아라.
피가 흐를 곳도 보아라.
해야할 기도가 태산인데
무심한 배도자는 기도를 버렸다.
정신을 차려보니 할 수 있는 건 기도뿐.
못한다 핑계대던 입술을 먼저 회개했다.
황폐한 세상이 이리 몸부림치고 있건만.
가물어 갈라진 영혼이 이리 절규하고 있건만.
심장이 다급히 무릎을 꿇린다.
엎드려라.
울어라.
부르짖어라.
아픔에 신음하는 소리를 들어라.
다시 눈 귀를 닫고 신을 죽이지 말아라.
두눈을 감고서 태초의 소리를 더듬었다.
정신이 들었다.
* 일대일 형제님과 저녁을 먹고 화성을 갔다. 기도해야할 일들이 많은데 정신을 놓고 사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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