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상상
-박원주-
내안의 두려움에게 형체를 입혔다.
자고로 무서움이란,
거대하고 괴상하고 잔인하고 징그럽고 끔찍해야지.
그런 무서움이 없어서 만들오야 했다.
세상에 그런 게 있을 만도 한데 하나도 없네?
내 속이 제일 무서운 건지
내 상상력이 제일 무서운 건지
무서운 게 전혀 없으니 세상은 살만한 건지
모른다.
살만한 세상에게 겁을 줘봤는데 시시해서
세상이 다시 고요해졌다.
내 속이 다시 고요해졌다.
* 사카 박물관에 전시된 발리 오고오고 악령 인형들을 보면서 사람의 무의식 속에 사는 악령의 거대함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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