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살이 새해
-박원주-
요란한 폭죽소리에 새해가 태어났다.
폭죽이 그치자
새해가 폭죽과 함께 사라져버렸다.
고대하던 중생들이 십자가에 못박을 걸 알아서일까?
매년 부활한다 말해도 믿지 않아서일까?
찰나의 생을 마친 새해는
미련없이 과거속으로 사라져버렸다.
거리에 걸린 새해 메세지는 케케묵은 뉘우스가 되고
”지구가 돌아 새해가 왔다“는 갈릴레이의 외침도
“당연한거 아닌가?”
묵은 김치 삭듯 시어 버렸다.
출렁이던 첫 흥분과 절정은
퍼지고 퍼지고
다시 잔잔한 일상처럼 고요해졌다.
새해는 헌해를 꺼내놓고 다시 져버렸다.
다시 밤을 맞은 마음에
해보다 달이 밝다.
새해는 언제쯤 내 마음에
두둥실
진짜 새해를 띄워줄려나?
* 베트남은 구정이 새해의 기준이라 축하의 의미가 크다. 연휴도 길어서 일주일을 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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