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 음소거
-박원주-
나는 일반 관객입니다.
단정히 턱시도를 입고 연주회를 듣습니다.
콜록 콜록 어디서 기침이 멈추질 않습니다.
그게 나 인걸 알고는 살짝 당황스럽습니다.
나는 일반 성도입니다.
정갈한 자세로 엄숙히 예배를 드립니다.
꾸벅 꾸벅 어디서 누가 상모를 돌립니다.
그게 나 인걸 알고는 좀 부끄럽습니다.
나는 일반 국민입니다.
다수의 의견을 따라 평범한 삶을 살아갑니다.
누가 정치 기사를 읽고 벌컥 욕을 합니다.
그게 나 인걸 알고는 괜히 민망합니다.
나는 일반 정상인입니다.
두다리 두팔 멀쩡히도 살아가기 바쁩니다.
한 사람이 난데없는 차에 팔 하나를 잃었습니다.
그게 나 인걸 알고는 한참을 울었습니다.
“나는 일반인입니다”
“나는 평범한 사람입니다”
”나는 특별하지 않습니다“
“나는 당신과 같습니다”
내가 평범이라 내뱉았던 말들이
참 새빨간 거짓말이구나
겪고서야 알게되어 참 부끄럽습니다.
* 예배시간에 기침을 참는 와이프를 보며 일반적으로 살아가야하는 특별한 사람들의 부담감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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