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것 데이터
-박원주-
거대한 기억이 돌아간다.
나는
간단한 글자로,
높낮이 소리로,
무의미한 영상으로,
쪼개져 담긴다.
수정하고 싶어도
수정할 수 없는 로우 데이터.
나는 기억을 잊어도
기억은 나를 잊지 않는다.
과거에서 날아간 날 다시 가둔
기억의 로우 데이터.
놓아달라 애원해도
끊고 또 끊어도
과거의 낙시줄은 한두줄이 아니다.
실수해버렸던 잘못의 추궁에
인생들은 숨조리며 살아가고 있다.
멈추지 않는 CCTV처럼
인생은 끊임없이 기록되고
내가 세상을 떠나도
로우 데이터는 끊임없이 쌓여만 간다
누가 저 CCTV를 끌 수 있을까?
누가 저 기록을 다 지울 수 있을까?
쌓여가는 기록의 무게가
중생들을 짓누른다
* 점검 팀이 출퇴근 로우 데이터를 보는데 생각보다는 오류가 많아서 당황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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