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잔상
-박원주-
문득 거니는 광화문에
여러 상들이 흐른다.
우두커니 선 상들은
묵은 시간만큼 굳어져
그를 응시하던 상들과
묽은 석고같은 시간속을 첨범대며
이리저리 흐르고 있다
세월에 굳지 않으리
일상에 굳지 않으리
금전에 굳지 않으리
상처에 굳지 않으리
첨벙대던 아가들이
어느새 돌맹이 한개씩 안고
굳지 않으리
옹알이를 하며
아장아장 돌아 어디론가 흘러간다
다시보지 못할 그 시간
흘러가 버릴 그 장소
사진은 상이 모여 영상이라도 되건만
어찌 시간은 모여 딱딱한 추억이 되고 마는가
무수한 고함도 흐르다
수많은 인파도 흐르다
어느새 상들이 굳어져 가고있다
밤에는 조용히 별빛만 내릴텐데
오늘밤에는 굳은 마음을 주무르며
쉴만한 돗자리 하나 폈으면하구나
* 광화문에 출장가서 드는 생각 한 마디를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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