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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처럼 쉬어라 -24.2.29.(목)

신처럼 쉬어라 -박원주- 신이 되지 못한 인간은 신처럼 유종의 미를 쉼으로 장식하지 못했다. 고용한 신의 어명에 따라 노동의 저주는 가혹하기만 했다. 항상 일하라. 쉬지말고 일하라. 범사에 일하라. 거역의 인간이 쉼을 찾아나선다. 죽어야만 쉬는 운명 대신 인스턴트 쉼을 개척한기로 한다. 잠, 휴가, 방학, 퇴사.. 신이 누리던 쉼을 인간도 쟁취했다. 구속에서 벗어난 인간은 어디서나 쉬는 자유를 맛보았다. "휴가를 (명) 받았습니다!" 유한한 인간이 호사를 누린다. 일해라 절해라 하는 모든 굴레를 끊고, 얽죄던 성과와 완벽주의를 끊고, 눈치와 코치를 요하던 모든 신경을 끊어버렸다. 자유를 넘어서 스스로 있는 존재로 짧은 휴가를 받은 신이 되었다. 짧고 굵게 안식했던 신을 누렸다. * 직원이 오늘부로 퇴사를..

꼭 뭘 해야하는건 아냐 -23.11.25.(토)

꼭 뭘 해야하는 건 아냐 -박원주- 매일 열심히 일하다 갑자기 쉬면 일하는 습관을 버리지 못한다 무얼 해야 하는건 아닌가? 어딜 나가야 하는건 아닌가? 무얼 먹어야 하는건 아닌가? 먹는 일도 일감이 되고 노는 일도 스케줄이 되어 버린다 쉬어도 돼. 자도 돼. 아무것 안해도 돼. 일하는 인간의 비애는 쉬지 못하는 관성에 있다. 간만에 웃다 놀다 자다 부시시 일어나 훌쩍 져버린 태양에 화들짝 놀라 애처럼 줄줄 흘려버린 시간을 주워담는다 괜찮아 아무일 안해도.. 괜찮아 잘못해도.. 괜찮아 그냥 쉬어도.. 하루하루 나로서, 누군가의 옆자리로서 살아있는 게 가장 큰 일이고 가장 큰 보람이였어. 이젠 좀 쉬는데 익숙해지자. * 주말 아이랑 놀다보면 시간이 훌쩍 가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