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 2

거북목 -24.7.8.(월)

거북목 -박원주- 갑자기 내리는 소나기에 모두가 멈춰선다. 우리는 속도에 익숙해져 살았구나. 모두가 자전하다 멈추고 멀뚱멀뚱 서로를 쳐다보다 시커먼 하늘을 올려다본다. 평소에 이쁜 하늘이나 올려다보지. 이제사 모두 삐그덕대는 목을 꺽으며 무심히 본 하늘을 원망을 한다. 다들 하늘에게 불평하며 비를 멈추라 쏘아붙인다. 그래도 비는 멈출 기미없이 계속 내린다. 모두가 속도를 까먹을 때쯤 목적지를 잊었을 때쯤 약속이 취소된 때쯤 “이제 됐다.” 툭! 푸러렀던 하늘이 다시 열린다. * 갑자기 내리는 소나기에 세상이 멈춰서서 하늘을 본다

미세한 많은 소리 -24.6.4.(화)

미세한 많은 소리 -박원주- 날지 못한 것들이 모여 하늘을 난다. 투명한 것들이 모여 하늘을 뒤덮는다. 보이지 않던 것들이 모여 하늘에 어둠을 짓는다. 작은 것들이 울려대는 천둥소리를 들어라. 작은 것들이 번쩍이는 번개빛을 보아라. 작은 것들이 내리치는 빗줄기를 받아라. 작은 것들이 호령하는 울분에 세상이 조용하다. 작은 것들이 곡하는 하소연에 세상이 잠잠하다. 작다 보잘 것 없다 무시말아라. 미래는 아무도 모르는 미지의 영역이다. * 베트남에서 여름에는 소나기가 하루에 한번씩 꼭 내린다. 갑자기 천둥과 번개가 치고 요란하게 내리고 나면 모든 것이 씻겨내려간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