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2

앉을 자리 -24.2.13.(화)

앉을 자리 -박원주- 호수를 걸으며 이쁜 풍경을 보다 커피 한잔, 운치 한잔 할만한 앉을 자리를 찾는다. 여기? 아니다. 좀더 가보자. 여기? 아니다. 좀더 가보자. 결국 호수를 한바퀴 다 돌아버렸다. 다음에는 꼭 앉아야지. 다음에는 꼭 한잔해야지. 호수를 따라 서너잔 독백을 남겨두었다. 돌아가는 손목시계 초침을 보다 다음 여정을 향해 걸음을 옮긴다. * 서호 오른쪽으로 돌아 산책을 하니 그늘도 많고 카페도 많고 쩐꾸옥 사원도 구경하고 즐거웠다. 이쁜 카페에서 카피한잔 못한게 아쉽다.

밤(夜) 산책 -23.11.27.(월)

밤(夜) 산책 -박원주- 어둠이 내린다고 바로 밤이 오지 않네 눈을 감는다고 바로 잠이 오지않네 밤을 맞으러 떠나야 하네 아직 누이지 않은 몸뚱이를 누이고 아직 감지 않은 눈동자를 덮고 아직 꺼지지 않은 생각을 하나씩 끄고 아직 뛰는 심장은 잠시 멈추고 잠을 맞으러 떠나야 하네 그러다 죽으면 어쩌나 내일 못 일어나면 어쩌나 내일 고민은 내일 하고 오늘은 이만 죽어야하네 긴 동면 후 깨어날 개구리처럼 내일 또 새아침이 밝으면 투명한 눈동자를 한바퀴 굴리고 잘 잤다 기지개를 켜면 선물같은 새 몸을 입고 콩닥콩닥 새 심장이 뛰어다닐걸세 텅 빈 어두움 속에 눕는 걸, 마지막 남은 의지로 두 눈을 감는 걸, 끝내 놓치 못한 이성의 필름을 끊는 걸, 멈추지 않던, 멈출 수 없었던, 멈추면 안 되는 이 두근대는 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