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부른 소리 -박원주- 사자가 사냥을 하듯 나무가 광합성을 하듯 매끼니를 먹느라 열정을 쏟았다. 알약 하나로 평생 안 먹었으면 좋을까? 그러면 먹는 낙도 없으면 무슨 낙으로 살까? 배고픔과 배부름이 공존하는 뱃속은 만족과 불만이 뒤섞인 현실을 닮았다. 먹을게 널부러진 현실에 취사선택권도 당연하게 널부러졌지만 한끼만 굶어도 혼미해진 정신은 다급히 씹을거리를 찾아 입속에 집어넣었다. 며칠을 굶어봐야 정신을 차리는데 허기진 삶이 배부른 삶에게 할 말이 많지만 배부른 소리는 배고픈 소리를 전혀 듣지 못했다. 배부른 소리만 가득찬 현실도 배가 불렀다. 우주-처음에 터져버려 이제는 잃을 것이 없는- 커져가는 우주처럼 배는 자꾸 커져만 갔다. 곧 또 터져야 정신을 차릴 우리의 배들이 우주속에 동동 떠다닌다. * 금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