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시++ /옴니버스연습장

날로 먹는 생 -2017.06.12.월

별신성 2017. 6. 13. 13:59

날로 먹는 생

-박원주-

날로 감쪽같이 태어났다
내 능력과 의지도 없이
회쳐진 나의 생명은
무슨 권리로 분주히 뛰고 있는가

무언가를 노력한다는 건
얼마나 무모한 도박인가
수많이 흘린 땀방울도
한순간 부는 바람에
메말라 가물어 버린다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공로요 피흘린 아픔이여
내가 왔다가 삐댄 자리엔
무엇이 남아 꽃이 피겠는가

쉬이 곤한 세상에
날로 먹기를 바라며
입을 쩌억 버려도
시원한 바람만 내 살결만 채울 뿐
행구어진 빈 속
빈 마음은 공허하다

끝내자
날로 먹는 순간
날로 먹히는 인생이여

날로 회쳐진 생명이 끝나는 날
나도 누군가 모르게
내 모든 걸 드리고
날로 생을 끝내야한다


* 팀간 업무를 조정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다들 공로는 차지하고 싶지만 수고는 기피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