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맞추기
-박원주-
아주 흔한 너트가 훅 달아났다
작은 게 발이 달린건지
식탁밑이 지겨웠던건지
허전한 존재의 빈 상실감
가게에 들어가 너트를 집는다
구멍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
그 하찮음 만큼 잘 기억나지 않는다
대충 사서 끼워도 잘 맞질 않는다
사고 끼우길 반복하다가
그 하찮음에 포기하고 접는다
사소함을 기억하기엔
일상이 복잡하단 핑계로
기억을 둘 공간을 버린다
사소함은 없다
사소함은 없다 되뇌이다
한 사소함도 버릴수없다며 붙잡는다
일상에 껴워졌다 빠져버린
나의 사소한 나사들을
다시 끼워졌다 잠갔다
또 잊어버린다
* 식탁 너트가 빠져서 공구상애 사러갔는데 구멍이 진짜 맞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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