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시++ /옴니버스연습장

이별의 수습기간 -2017.03.24.금

별신성 2017. 3. 24. 23:59

이별의 수습기간

-박원주-

예고도 없이 이어진 인연은
예고도 없이 이별을 맞는다

떠나겠다는 의지도 없이
버리겠다는 지겨움도 없이
우리는 갑작스레 다가온 이별을
사약처럼 겸허히 들이킬 뿐이다

무성한 소문에도
무성한 궁금증에도
이별의 모든 이유를 말해줄 순 없다
​다만 함께 할 수 없는 상황을 침묵으로
묻고 묻고 또 묻을 뿐이다

갑작스런 이별이란 사고에
찢기고 부러지고 병신이 되어도
묵묵히 받아들이고 통곡하는 건
나에게 주어진 이별의 수습기간


* 그분이 인사위원회에서 직위해제 됐다. 이렇게 우리는 갑작스럽게 마지막 이별을 맞이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