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에 대한 갈망
-박원주-
보고 싶어 미칠 거 같다
굳은 줄 알었던 욕망의 녹는점.
보지 않았으면 일어나지도 않았을 사건들은
시각으로 발화되어 끝없이 세상을 태워나간다
널 본 순간부터 시작된 꺼지지 않는 도화선.
보고 알고 이야기하고 사귀고 느끼고 가지고 하고
싶은 싶은 싶은 싶은 싶은 싶은 싶은
만족되지 못한 욕망의 한계체증.
참지못해 지긋히 눈망울을 닫아버렸다
고요한 정막함 가운데 요동치는 캄캄함.
첫째날이 흐른다 어둠이 느껴진다
둘째날이 흐른다 우주가 펼쳐진다
세째날이 흐른다 검은 색이 물든다
네째날이 흐른다 달이 뜬다
다섯째날이 흐른다 본능들이 울부짖는다
여섯째날이 흐른다 누군가 나를 스다듬는다
아 참았던 눈은 떠지고 현실을 그대로 녹화한다
파도처럼 밀려오는 거대한 시각 컷들은
신경을 타고 몸속 구석구석에 닿아
잠자던 욕망을 자위해 불러낸다
주체할 수 없는 시각이여
보지 않았으면 좋았을 망막의 허상들이여
이제 내 눈을 떠나 현실로 되돌아가거라!
나의 울부짖는 소리에 시각은 못 들은척
거울처럼 내 둥근 망막에 반사되고 메아리 쳐
끝없이 날카론 허상을 망막에 그려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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