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일기
-박원주-
시골서 농사짓는 사람은 진실하겠지
십팔세에 시골로 시집을 와서
열여덟 누나 낳고 스물에 날 낳아
애가 애를 키우다 젊음을 다 보내버린
그래서 누나같이 옆에 있는 분
"엄마 팔 아플까봐 팔베개 안 할래"
"엄마 다리 아플까봐 어부바 안 할래"
내살배기 한 말이 너무나 기특해서
기억도 없는 내 어릴적 얘기를
가장 생생히 들려 주시는 분
날 항상 엎고 키우셨던 할아버지.
애들과 박치기를 시키다 애들이 울면은
내 귀를 죽 잡아 당기며 해주셨던 말
"이녀석 나중에 잘 될꺼니 두고봐라"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전해주시는 분
동네 할머니들께 냄비를 그냥 주셨던
정도 많고 여리셔서 술도 좋아하셨던 아버지.
"내 아니면 누가 너희 아빠 데리고 살겠니"
자식들 어긋날까봐 항상 보듬고 주무셨던
인내심도 걱정도 많으셨던 분
내 고민과 내 기쁨을 항상 들어주셨기에
나를 가장 잘 알고 이해해 주셨던 분.
아직도 다 큰 아들이 어린 애같아서
보듬고 이뻐하고 더 사랑해주시는 분.
늘 사랑한다 고백을 하지만
맘 한켠은 언제나 미안한 맘 뿐입니다
나의 사랑, 나의 엄마, 나의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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