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박원주-
문득
더운 여름날
차가운 수박을 숟가락으로 퍽퍽 퍼먹다
돗자리위 대자로 뻣어 잤던 때가 그리워
빨리 여름이 왔으면 했다
문득
장마비 내리면
무작정 들녘을 걷다가 빗방울 소리에 맞춰
춤추던 개구리밥을 귀여워해줄 때가 그리워
빨리 장마비가 왔으면 했다
문득
창가에 앉아
소쩍새 소리 들으며 책을 읽다가
소쩍새도 잠이들면 고요했던 적막감이 그리워
빨리 여름밤이 왔으면 했다
문득 그랬다
왠지 다시 여름이 오면
그 옛날 그 여름이 다시 올 것 같았다
실은 무진장 덥기만 할 여름이면서
문득 그랬다
그냥 그랬다
스쳐갔던 내 사랑들처럼
문득
'비타민 시++ > 옴니버스연습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간절한 기도 -15.05.09.토 (0) | 2015.05.10 |
---|---|
어머니 일기 -15.05.08.금(어버이날) (0) | 2015.05.09 |
IDC 꽃센터 -15.05.06.수 (0) | 2015.05.07 |
깔때기 이론 -15.05.05.화 (0) | 2015.05.06 |
오버 플로우 -15.05.04.월 (0) | 2015.05.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