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시++ /옴니버스연습장

꼭두깍시 연필 - 15.02.25.화

별신성 2015. 2. 25. 00:39

꼭두깍시 연필

-박원주-

손에 줄을 길게 늘어뜨리고
보잘것없는 꼭두깍시 연필을 가만히 걸어본다
쓱쓱싹싹:||

내가 쓰고 팠던 삶->소설.doc
내가 부르고 팠던 노래->작곡.mp3
내가 꿈꾸던 그 순간->그림.jpg
꼭두깍시 연필은 무엇이든
내가 원하는대로 꿈을 현실로 만들어 주었다

한참을 허공에 맴돌다
흰 땅에 발을 딪고
저 아득한 나에게 닿아 볼까
애타게 춤을 추는 꼭두깍시 연필.

꼭두깍시는 나에게 무슨 말이 하고파서
저리도 나를 부르며 애타는 춤을 출까?

그러다 꼭두깍시의 춤을 읽어버렸다.

그 춤이 나에게 닿는 그 순간, 그 찰나..
난 그녀를 보았다.
나를 애타게 찾던 그녀를 만난 것이다.
어쩌면 그녀도 나만큼 서로를 찾았는지 모른다.

나는 또다른 꼭두깍시 연필이 되어
그녀의 줄을 나의 몸에 연결하고
그녀의 춤을 들으며 그녀의 숨결을 따라
누구도 한번도 추지않은 춤을 춘다.

한줄 두줄 세줄 네줄
이 가느다란 교감의 줄이 나에게 이어지고
나는 결국 그녀와 똑같은 춤을 추고 있다.

그녀가 웃는 미소
그녀가 꾸는 꿈
허공에 그녀가 흥얼대는 노래까지
나는 같이 춤을 추며 느낄 수 있었다.

그녀가 춤을 마친후 그 줄은 끊어졌지만
잊혀지지 않는 생생한 그녀의 춤.
그녀는 어느새 내 안에서
누구도 해석하지 못하는 나만의 춤을
나와 같이 공명하며 춤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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