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시++ /옴니버스연습장

하루를 채에 거르면 -26.9.18.(금)

별신성 2026. 9. 19. 06:16

하루를 채에 거르면
-박원주-

하루를 채에 거르면 무엇이 남을까?

일어나 주워담은 생각은 바로 행동이 되고
기록된 장부는 곧바로 회신을 준다.
내용은 눈속으로 사라지고
채에 한 단어가 남는다.
“서운”

일하러 온 회사에 일해도 성과가 없고
논 것도 아닌데 저 문턱은 어찌 넘나?
뭐가 잘못된걸까?
다같이 쳐다보다 그냥 헤어지고
채에 한 단어가 남는다.
“회피”

태풍이 몰려오는데 무대에서 춤추면 안올까?
요식적인 무대에 화살을 남발해도
다들 충실한 연기에 드라마는 곧 끝이 나고
채에 한 단어가 남는다.
“좌절”

교육을 들으면 바뀐다는 가설을 따라
나는 이렇구나 열심히 깨닫고
나는 참 안 바뀌는구나 더 열심히 깨닫고
채에 한 단어가 남는다.
“비관”

집으로 도피한 나는
아직 정신없는 숙제를 풀고 있다.
들리지 않는 호통에 난 쉴 수가 없고
채에 한단어가 남는다
“낙담”

하루를 채에 거르자 몇 덩이 남는다.
더이상 키질을 해도 빠지지 않고
동그랗게 모인 한 문장.
“어이가 없네?”

* 아침부터 제안에 답변에 업무에 설명회에 교육에 순모임에 분주한 하루가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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