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시++ /옴니버스연습장

꽃잎은 빗방울이 무겁다 -26.4.9.(목)

별신성 2026. 4. 9. 16:00

꽃잎은 빗방울이 무겁다
-박원주-

화사하게 핀 꽃들의 인생이 얇다.
열었던 속살이 빗방울에 움추린다.
구름처럼 폈던 꽃잎에 구름이 다시 맺힌다.
꽃잎은 빗방울이 무겁다.
이제 떠나야할 화려한 인생이 미련이 무겁다.
그래도 다시 피지 않느냐.
불꽃같던 사랑도 수줍은 웃음도 행복했으니 충분하다.
미안한 빗방울이 꽃잎을 따라 흘러내린다.
뿌리가 머금은 눈물은 고이 간직되리.
비가 내리고 꽃잎도 이제 내린다.
모든 게 끝이 있음은 얼마나 진실하냐.
모두가 끝에서 모든 걸 두고 떠남이 얼마나 정직하냐.
내리는 비에 떨어지는 꽃잎이 빗물보다 투명하다.
다시금 구름으로 피는 날 우리 반가이 인사하자.


* 봄비가 내린다. 이 비가 그치고 나면 벚꽃도 엔딩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