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가 꼬이다
-박원주-
뭐가 가장 쉬워?
말하는 게 가장 쉽지.
신도 말로 천지를 지었다잖아.
샬라샬라샬라~
방심했더니 혀가 꼬인다.
두개도 아닌 하나뿐인 혀가 내 맘대로 안된다.
친하던 혀가 내 맘을 반역했다.
한 욕심에 꼬였구나.
귀를 막아 꼬였구나.
입만 뻥끗대 꼬였구나.
가슴이 대답하지 않아 꼬였구나.
허겁지겁 꼬인 혀를 풀었더니
혀를 엇다뒀는지 까먹었다.
가지런히 혀를 눕히고 가슴이 울리는 말을 들었다.
입 안 가득찬 말을 혀로 막았다.
머리 속 가득찬 말을 몸으로 막았다.
나는 신이 아니니
말대신 몸을 움직이기로 했다.
* 다른 교회 목사님이 설교를 하시는데 빨리 말씀하시니까 혀가 꼬이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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