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용할 양식
-박원주-
젖 먹이시던 엄마의 가슴은
다시 젖을 빨지않아 기억이 나지않아도
칼국수, 수제비, 명태전...
음식을 먹을 때마다
다시 엄마의 내음이 난다
마음에 배어버린 내음
같이 먹던 웃음 소리, 풍경 하나
그 기억의 메타버스에서 내릴 수가 없다
꼬막 한 소쿠리에 외할머니
낚지 한마리에 아버지
수구레 국밥 한그릇에 할머니
감주 한병에 마산 숙모
위스키 한병에 외삼촌
가래떡 한줄의 방앗간 아주머니
기억은 사라진듯 가마득한데
그 때의 맛은 어딘가 살이 되어
그 맛 그 내음에 문득 그 분이 되살아난다
매일 일용할 음식을 먹으며 떠올리는 그 누군가..
그 분께 못했던 말한마디 꿀꺽
국물과 삼킨다
짤다면 짧은 인생
사람은 죽어서 맛을 남긴다
나는 누군가에게 무슨 맛일까?
맛난 인생이 되어라
든든한 살이 되어라
오늘 배고픔과 바꾼 일용할 양식을
다시 곱씹으며 하루를 넘긴다
#음식 #추억
*수구레국밥이랑 꼬막을 먹는데 옛날 분들이 떠오른다.
'비타민 시++ > 옴니버스연습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가 추적추적 -21.12.14.(화) (0) | 2021.12.14 |
---|---|
심판대 앞에서 -21.12.13.(월) (0) | 2021.12.14 |
축구들아 -21.12.11.(토) (0) | 2021.12.12 |
가래떡 인생 -21.12.10.(금) (0) | 2021.12.11 |
뒷모습과 첫만남 -21.12.9.(목) (0) | 2021.12.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