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님 코끼리 추리 -박원주- 첫인상을 보고 “이런 사람이구나!” 면접 한번 보고 “저랑 같이 일하시죠!” 몇번 만나고는 “난 널 사랑해!” 몇개 샘플을 보고 “이런 거였구나!” 유한한 시간과 유한한 존재가 부딪혀서 서로 잘 알지도 못하는 우주를 더듬는다. 머나먼 서로의 가느다란 신호를 읽고 다 안 듯이 쉽사리 결론을 내린다. 사실은 이보다 더 복잡할텐데 진리는 나보다 더 클텐데 이것 저것 주워담고 가득 차면 다 담은 것처럼 여기도 출렁 저기도 출렁 가득찬 걸 뽑내다 와락 쏟고서는 모든 진리를 잃어버린 냥 아쉬워한다. 사실이 피식 웃는다. 진리가 피식 웃는다. * 면접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그 짧은 시간에 모든 것을 판단하고 결정한다는게 쉽지만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