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 과녁 -박원주- 뭐먹지? 서로의 입맛이 다르고 좋아하는 게 다르고. 뭐먹지? 결국은 못 정한 채 냉장고 김치를 꺼낸다. 매끼니마다 반복되는 주관식 질문.. 정답없이 공백으로 빈속을 채운다. 뭐먹지? 입이 두개라 모든 입을 만족시킬 순 없구나. 오늘은 네가 좋아하는 메뉴 어때? 내일은 내가 좋아하는 분위기 어때? 서로의 혓바닥에 세겨진 지문을 더듬는다. 네 혀를 보고 꿀꺽 삼키는 내 혀. 내가 맛있어 하는 너를 맛있어 하는구나. 맞아. 식당은 그저 혀가 맛날 굿판일 뿐이지. 메뉴는 그저 혀가 엉킬 주문일 뿐이지. 누가 땡기는 메뉴를 찰나에 주문해도 함께 즐기는 혓바닥이 정답기만 하구나. 이젠 서로의 입맛이 맛나는 메뉴로구나. 함께 하는 식사시간이 광란의 파티로구나. * 간만에 따히엔 맥주거리를 따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