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 시들 체외수정 -박원주- 시가 태어나길 바랬는데 하늘을 봐야 별을 따지. 하루 하루 반복은 의미없이 굴러가는 자전일 뿐. 시를 낳아달란 어머니의 간곡한 부탁에 “네 어머님 노력할게요” 말은 내뱉었는데 하루를 애무해도 희곡의 서사는 도래하지 못했다. 뭐라도 잉태하려 허겁지겁 배를 채워도 이내 꺼진 배는 수고한 똥만 나무랄 뿐. 어찌해야 시를 낳나? 지는 해를 보며 시간을 재촉하는데 저멀리 노을 사이로 꼬물꼬물 시상이 날아간다. 허거지겁 내 DNA를 뿌려대며 시를 잉태하자 어느새 까만 하늘에 별자리처럼 시들이 반짝인다. 따고 낳아도 많은 시를 키우기는 버겁다. 젖을 물리려 시들을 안아도 이내 가슴이 비좁다. 내일은 적당히 낳도록 산아제한을 해야겠다. * 간만에 하늘이 맑고 노을도 맑지만 시를 쓰려는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