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상기억 인간 -박원주- 추운 겨울날 개구리가 얼어서 죽었다. 봄이 되어 개구리는 녹아서 살아났다. 사람이 죽어서 흙이 되었다. 오랜 세월 후 사람이 흙에서 다시 살아났다.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냐! 그러게. 어떻게 존재가 생겨났을까? 어떻게 생명이 생겨났을까? 어떻게 영혼이 생겨났을까? 아무도 과거를 모르는구나. 아무도 미래를 모르는구나. 아무도 존재도, 생명도, 영혼도 어찌 생겼는지 아는 이 없구나. 갑자기 수많은 생명체가 생겼다는데 그깟 사람 하나 살리는거야 식은 죽 먹기지. 갑자기 무한한 우주가 생겼다는데 그깟 사람 하나 만드는거야 식은 죽 먹기지. 갑자기 오묘한 자연법칙이 생겼다는데 그깟 영혼 하나 넣는거야 식은 죽 먹기지. 그러니 개구리보다 사람이 낫기로 하자. 아쉽게 이 생에서 끝내지 않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