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품 -박원주- 아이에게 솜사탕을 사주고 잠시뒤 ”내꺼니까 먹지마.“ 눈을 흘긴다. 내 것?! 어디까지가 내 것인가? 엄마가 배아파 낳은 몸이 내 것인가? 지구가 선사해준 땅이 내 땅인가? 내가 어찌 할 수 없는 시간이 내 시간인가? 빈 손으로 와서 누군가에게 받은 돈이 내 돈인가? 내가 알지도 못하는 생명, 존재, 영혼이 내 것인가? 내 것이라 하기엔 너무 근거가 부족한 내 것들이라 불리는 것들. 그래서 걸었다. 내 발자국이 남으면 남들이 자기꺼라 우기지 않을 거 같아서, 내 땀방울이 흘리면 내가 쓴 중고는 내 것일 거 같아서, 내 흔적을 묻히면 내 것이라 불러도 덜 미안할 것 같아서, 그래서 걸었다. 내 것이라 생각했던 흐릿한 풍경 속을 걸으며 내 것이라 불렸던 것들에게 강아지처럼 틈틈히 내 자취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