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 -박원주- 평평한 길을 원했는데 계단이 놓여있다. 이 높다란 계단을 어찌 올라갈까 한참을 쳐다본다. 왜 이리 일이 많으냐 왜 이리 오르막이냐 불평을 한참 했더니 계단이 말한다. 올라오라고 오를 수 있다고 굽은 손을 내게 내민다. ㄱ자 손이 내 발에 꼭 맞다. 미끄러지지 말라고 한손 한손 꼭꼭 맞잡는다. 높이 올라 세상을 바라본다 내게 잠시 나는 걸 보여주려했구나. 계단을 내려오며 세상을 보니 모든 게 계단이다. 연속인 줄 알았던 시간, 직선인 줄 알았던 세상, 모든 게 다 계단이다. 오르고 쉬고 오르고 쉬고 1,0,1,0, 나도 너도 계단이다. 모두가 계단이다. * 일이 많고 왜이리 오르막이냐고 불평을 했더니 계단이 내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