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나는 요괴가 되었다. 그런데 내가 공격하려던 찰나 잠에서 깼다. 새벽이 밝아 와서 잠시 깼나보다.
나는 아쉬움에 꿈을 이어서 꾸려했다. 하지만 실폐했다. 억울했다.
왜 어떤 땐 꿈을 이어서 꾸고 어떤 땐 그럴 수 없단 말인가?
그것은 '꿈의 끝'을 무의식이 간직하고 있느냐하는 문제인듯하다. 의식의 지우개는 휘발성이 강한 메모리(RAM)속 꿈을 순식간에 지워버린다. 그래서 그 '꿈의 끝'을 잘 간직하여 연결하느냐가 관건이다. 하지만 오늘은 실폐했다.
순간 나의 억울함은 이 소재를 바탕으로 소설을 써야겠다는 의지로 바뀌었다.
나는 책상위의 연습장을 들고 내려와 어둠속에 누워 연필을 끄적이기 시작했다.
어두운 방. 나는 불을 켜지 않고 나의 감각에 의지해 머리속 남아있는 '꿈의 끝'을 적기 시작했다. 하지만 '꿈의 끝'도 중요했지만 전체적인 시나리오 뼈대도 생각나는대로 써내려갔다. 결국 중요한 시나리오가 의식화되면서 무의식의 '꿈의 끝'은 생생하게 기록되지 못했고 어정쩡하게 연결의 고리가 끊어져버린 듯했다. 하지만 중요한 시나리오의 뼈대를 건졌으니 만족한다.
아래는 내가 어둠속에 끄적인 '항해하는 꿈의 큐브'의 무의식의 뼈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