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 분실의 법칙
-박원주-
출근길에 책을 두고 내렸다.
퇴근버스를 타니 그제사 생각이 났다.
버스노선, 좌석번호, 주마등같은 시간이 흐른다.
아내는 날 나무라며 분실 이력을 줄줄 흞는데
B형 아내가 A형 날 닮아가는게 신기하다.
이것보다 더 사소한 건 이제 없을텐데
나중에 더 중요한 걸 까먹으면 어쩌나?
이렇게 늙어가는건가?
늙아가는 인생이 허망하고
무너지는 건강이 허무하고
두고보는 현실이 참담하다.
인생이 멈추면 시간도 돌려줘야할텐데..
모든 걸 잃고나면 공간조차 돌려줘야텐데..
날 붙들던 미련조차 결국은 분실되고 말텐데..
잃어가는 미래를 잘 참고 견딜 수 있을까?
같이 아파하며 함께 죽어갈 수 있을까?
잃어도 아무렇지 않게 살아갈 수 있을까?
그래도 아직은 잃을 것들이 많구나.
그래도 아직은 내가 젊은가 보구나.
* 빌린 책을 반납하려다 버스에 두고 내렸다.
'비타민 시++ > 옴니버스연습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물질-마음 쓰기 -24.5.19.(일) (0) | 2024.05.20 |
---|---|
이글 축제 -24.5.18.(토) (0) | 2024.05.18 |
싸고 좋은 보물찾기 -24.5.16.(목) (0) | 2024.05.17 |
비워진 공간 -24.5.15.(수) (0) | 2024.05.16 |
+[이야기 전지]- -24.5.14.(화) (0) | 2024.05.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