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시++ /옴니버스연습장

제1 분실의 법칙 - 24.5.17.(금)

별신성 2024. 5. 18. 00:27

제1 분실의 법칙
-박원주-

출근길에 책을 두고 내렸다.
퇴근버스를 타니 그제사 생각이 났다.
버스노선, 좌석번호, 주마등같은 시간이 흐른다.
아내는 날 나무라며 분실 이력을 줄줄 흞는데
B형 아내가 A형 날 닮아가는게 신기하다.
이것보다 더 사소한 건 이제 없을텐데
나중에 더 중요한 걸 까먹으면 어쩌나?
이렇게 늙어가는건가?
늙아가는 인생이 허망하고
무너지는 건강이 허무하고
두고보는 현실이 참담하다.
인생이 멈추면 시간도 돌려줘야할텐데..
모든 걸 잃고나면 공간조차 돌려줘야텐데..
날 붙들던 미련조차 결국은 분실되고 말텐데..
잃어가는 미래를 잘 참고 견딜 수 있을까?
같이 아파하며 함께 죽어갈 수 있을까?
잃어도 아무렇지 않게 살아갈 수 있을까?
그래도 아직은 잃을 것들이 많구나.
그래도 아직은 내가 젊은가 보구나.


* 빌린 책을 반납하려다 버스에 두고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