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업자의 시간
-박원주-
바다가 섬을 삼켜 버렸다.
바다를 벌하기로 했더니
바다가 강물이 잘못했단다.
강물은 냇물이 잘못했단다.
냇물은 실개울이 잘못했단다.
실개울은 비가 잘못했단다.
비가 구름이 잘못했단다.
구름이 하늘이 잘못했단다.
하늘이 땅이 잘못했단다.
땅은 사람이 잘못했단다.
사람들이 내가 잘못했단다.
내 잘못이란다.
억울하게 옥에 갇히면 어찌할꼬 했더니
속에서 내 잘못이 아니란다.
날 이리 키운 부모 잘못이란다.
부모를 그리 키운 할매 할배 잘못이란다.
아담과 하와 잘못이란다.
모두 신의 잘못이란다.
바다는 죄로 넘실대는데
아무도 바다를 탓할 수 없었다.
모두가 죄인이기에 바다에 뛰어들 수 없었다.
* 행사 준비를 하면서 기관들마다 요청사항들을 반영하고 체크하려니 실수가 많다. 하지만 기관마다 서로의 아랫사람에게 일을 시키니 뭐라고 나무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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