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봄이였다.
당산나무 아래에서 봄바람을 맞으며 피어나는 들녁을 스윽 보았다.
벚꽃도 피고 자주꽃도 피어 들녁은 향기로 가득 찼다.
나비처럼 들판으로 날아가기로 했다.
이쪽 꽃밭에서 민들레도 보고 피어나는 냉이들도 만져본다.
내가 먹을 까봐 긴장을 하겠지만 오늘은 난 나비란다.
쑥이 모란모란 피어나는 밭. 내가 땡깔을 자주 따먹던 밭이 사라졌다.
무당개구리가 울었던 웅덩이도 누군가가 메웠다.
요즈음 밭농사가 잘 안되어 밭을 묘목밭으로 바꾼 것이다.
아쉬움에 할미꽃이 많이 나는 소나무숲동산으로 가려던 차.
평소에 보이지 않던 묵직한 바위를 발견했다.
직감적으로 이것은 공룡알인 것을 알아차렸다.
견물생심인지라 집으로 옮기고자 했으나 수레를 가져왔지만 공룡알은 꿈적도 하지 않았다.
낑낑대며 몇번의 운동끝에 단념을 하고 공룡알은 봄햇살이 품어주길 바라며 욕심을 놓아주었다.
공룡알.
태곳적 노아 홍수때 격랑을 품은 공룡알.
그때 거대한 물살로 만들어진후 몇백년을 그대로 아무 미동도 없이 강산과 지층속에 뭍혀지내다 답답했던지 해아래로 나온 너.
우주와 생명이 빚어낸 필연적 과거의 결과물.
신에게 버림받았던 인류와 피조물들의 고통하던 그때의 추억.
홍수이전에는 평화로웠던 땅들이 지금은 저 아래 지층에 뭍혀 과거가 되어버렸다.
우주의 필연은 경외롭다.
그래서 우주와 자연과 신과 인간은 평화롭게 지내야 한다.
그러기에 난 다시금 홍수이전 평화롭던 에덴동산의 평화가 다시 도래하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현실이 그렇지 못하다면 홍수시대 노아같이 방주속 사람이 되길 기대한다.
나의 추억들이 하나 하나 지층이 되어버리고 나도 또한 그 속에 뭍혀 하나의 화석이 되지 않도록.
공룡알아.
추운데 잘 지내냐.
곧 내가 가서 품어줄게.
세상이 너를 하나의 돌맹이로 볼지라도 내가 너를 기억하고 있으니 그 자리에 있어다오.
너의 어머니가 품어주었던 그 온기와 관심으로 내 너를 다시 스다듬어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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