小說주의보 24

#1.14 삶이란 머피의 법칙

고통과 신음.. 이는 살아있는 존재들만이 낼 수 있는 축복의 노래이다. #1.14 삶이란 머피의 법칙 들꽃마을에는 알수없는 악취가 진동하고 있었다. 알수없는 먼지같은 뿌연 흑색가루가 허공을 뒤덮고 있었고 한 마디로 식물에게서 동물의 시체썩는 냄새가 났다. 나도 여기서 이 전염병에 죽는구나라는 두려움이 내 머리속을 메아리치며 뒤덮었다. "가..가까..이 가다가는 우리도.. 위..험하겠어. 리겔. 사태가.. 너무 심각해.." "...그...그렇겠지?" 나도 베델의 떨리는 말속에 더이상 가까이 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베델도 두려움에 가까이 가려하지 않았다. 그러던 찰나 멀리서 벌 한마리가 휙 날아오면서 검은 먼지 가루를 우리 쪽으로 휙 뿌렸다. "아악!" 나와 베델은 본능적으로 비명을 질렀다. 벌에게 놀란것..

#1.13 일상이란 공생의 배신

영혼의 아픔보다 더 가까이 다가오는 육체의 아픔. 왜 무한한 영혼은 유한한 육체의 고통에 영향을 받아야하는가? #1.13 일상이란 공생의 배신 골든 튤립-노오란 꽃과 초록빛 줄기로 향기나라에서도 유명인으로 통하는 배우다. 특히 튤립들은 이목구비가 뚜렸해서 모델이나 텔런트, 배우들으로 많은 분야에서 활약을 하고 있다. 이런 튤립들이 여기 튤립마을에 모여서 산다. 인간들이 본능에 충실한 것처럼 우리도 미끈한 몸매와 화사한 색깔이 뛰어난 튤립을 사랑하는 편이다. 물론 인간보다는 시각적인 것에 덜 약하지만 우리 또한 아름다운 식물들에게 끌리는 건 어쩔 수 없는 본능이라는 자연의 이치이다. 그런데...이런 아름다운 튤립 마을의 광경은 정말로 심히 참담했다. 지옥의 비명소리만 메아리쳤으니 말이다. "악! 아아~악~..

#1.12 보이지 않는 싸움

어두운 밤하늘에 빛나는 별들을 보라 그리고 그렇게 많은 별들 모두가 작은 점에 불과한 이유를 알겠는가? #1.12 보이지 않는 싸움 간만에 뒤숭생숭한 마음도 씻을겸 데네브와 함께 천문관측을 나왔다. 밤하늘에 별들을 보면 내 마음도 그 깊은 밤하늘에 작은 별이 될수 있어서 좋다. 요즘 들어서 밤하늘을 보며 웃는 일이 자주 생긴다. 그것은 하늘에 방긋웃는 '달얼굴'을 보면서 나도 웃음을 짓기 때문이다. '달얼굴'이란 서쪽하늘에 빛나는 금성과 목성 아래 초승달이 빛나고 있어서 웃는 모양이 되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말이다 :) 간만에 하늘이 선사해주는 윙크를 받으니 내 마음이 후련해진다. 같이 별을 보고 있는 이 친구 데네브는 별에도 관심이 많아서 200mm 반사만원경을 가지고 온 하늘을 수색하는 취미도 있다..

#1.11 '누군가'에 얽힌 비밀

범인은 범행장소에 다시 나타난다. 그 누군가가 일어난 사건의 범인이라면 말이다. #1.11 '누군가'에 얽힌 비밀 아침 일찍 제이 아저씨께 문병을 갔다. 뒤숭숭한 마음이 아저씨를 보면 괜찮아질까 해서이다. 하지만 무심히 누워있는 아저씨의 표정을 보니 도리어 책임감이 밀려와 부담스럽다. 괜히 시퍼란 놈에게 왜 단호히 "NO!!"라고 못했을까하고 괜히 후회도 밀려왔다. "휴..아버지께선 별로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네요." 제이 아저씨의 하나뿐인 딸 제인이 옆에서 한숨을 쉬며 말했다. 제이 아저씨의 사고후부터 정성스레 병을 간호하는 효성스러운 딸이다. "네~.간호뿐아니라 마음 고생이 심하시겠어요. 제가 별로 도움이 못되어드려서 죄송하네요." "별말씀을요. 이렇게 자주 와주시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한데요머."..

#1.10 이상한 진딧물들

작음, 그 사소함.. 하지만 그 하찮음이 이 세계와 일련의 사건들을 구성하고 일으킨다. #1.10 이상한 진딧물들 메뚜기의 습격으로 인한 전쟁아닌 전쟁으로 향기나라는 대대적인 정비 작업에 들어갔다. 특히 치안에 취약한 딸기와 토마토같은 열매채소에 대한 정비가 이루어졌다. 그리고 무관심 밖이었던 습지식물에서 전술에 능한 용병으로 향기들을 대거 고용했다. 그리고 개개 향기별로 자신만의 무기하나씩은 착용하도록 했다.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전쟁과 습격에 대비하기 위해서이다. 이렇게 향기나라는 원래의 일상을 찾아가는 것 같았다. 가끔 이 시기에 발생하는 진딧물이 귀찮게 했지만 그건 봄에 일어나는 당연한 일상이였다. 향기나라라고 항상 좋은 일만 있지는 않기 때문이다. "리겔. 안에 있나?" 가엘 소장님의 목소리다...

#1.9 메뚜기떼와의 전쟁

자연은 냉정한 약육강식의 세계이다. 하지만 약자의 수가 강자의 수보다는 언제나 많다. #1.9 메뚜기떼와의 전쟁 나는 괴상한 일련의 사건들을 격으며 현명한 해답이란 방향성을 잃고 표류하는 배마냥 목적없이 방황하고 있는듯했다. '항상 살아있는 생명이라면 누구나가 공유해왔던 이 빛과 물과 공기와 대지란 에너지를 똑똑하고 우량의 향기들이 독점하는 것이 가능한 문제인가?' '독점이나 담합(카르텔)같은 모순은 아닌가?' '동물계에서는 너무도 당연한 약육강식의 논리를 식물계에서도 적용하고자하는 것은 일어날 수 없는 실험을 감행하고자 하는 건 아닐까?' '동물계에서도 가장 혁신적인 인간문명의 시스템인 자유경쟁을 바로 도입하는 것은 문명의 충돌로 이어지지 않을까?' '잘못되면 향기나라뿐 아니라 식물계도 전쟁으로 괴멸하..

#1.8 드러난 음모의 실체

인간은 시각을 통해 보는 것의 신비로움을 간과하듯 향기를 통해 이루어지는 세계에 너무 무관심한 편이다. #1.8 드러난 음모의 실체 공산주의가 옳은가 자본주의가 옳은가?라는 논쟁.. 인간세계에서 많은 피바람을 불고온 논쟁이라고 들어서 알고 있다. 우리 식물계는 인간계와는 달리 철저한 공산주의의 논리로 운영된다. 왜냐하면 햇빛도 공기도 물도 모두가 공평하게 주어지는 자연의 섭리를 따르기 때문인다. 반면에 인간세상에는 자연의 산물을 노력의 댓가만큼 분배하는 경쟁주의로 운영된다. 어느 것이 옳은지는 신이 판단할 문제겠지..단지 역사는 항상 승자의 손을 들어주었다. 식물계에는 공산주의를, 인간계에는 자본주의를. 어쩌면 동물계에서는 공산주의가 고리타부할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했다. 그렇기에 크류 차장님의 말에도 어..

#1.7 어두움과와 협상

어두움은 빛이 존재하기 전에 있었다. 빛이 존재함으로 드러났을 뿐이다. #1.7 어두움과와 협상 나는 크류 차장님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오늘 따라 좀 늦으시는 것같다. 원래는 시간을 칼같이 지키시는 분신데 말이다. 지금 내가 기다리는 보리밭 포플러 나무길은 향기들이 많이 다니는 길이다. 그래서 비록 밤이지만 아직 연예를 즐기는 커플이나 늦게까지 여행을 하다 집으로 돌아가는 향기도 눈에 뛴다. 늦게까지 포도주를 마신 향기들은 신이 났는지 노래를 부르며 자기 집인양 이동하고 있다. 저 알코올이란 것은 정말 위태로워 보인다. 왠지 무슨 일을 저지를 것 같아서 말이다. 향기들도 처음에는 포도주정도의 약한 술로도 만족했다. 하지만 이제는 계속 새로운 열매로 만든 술맛에 중독이 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도수도..

#1.6 향기의 구슬과 한장의 편지

운명이란 길의 시작점을 찍어주는 것뿐이다. 그 길을 목적을 향해 그려나가는 것은 땀방울의 몫이다. #1.6 향기의 구슬과 한장의 편지 새 아침이 밝았다. 또 다시 비치는 햇살은 또 다른 시작을 알리고 있다. 어제 질 때의 태양과 오늘 뜰 때의 태양은 왜 이렇게 느낌이 다를까. 고도만 놓고 본다면 다를게 전혀 없는데 말이다. 새로이 뜨는 태양을 맞이하면서 어제 태양이 질 때의 우울함은 언제 그랬는냐는 듯 과거속으로 사라져 버린다. 그리고 모든 식물은 새로운 희망에 가득차 새로운 꿈을 피운다. 여기 저기에서 울리는 아침의 새소리는 파도처럼 산속을 울리며 메아리치고 있다. "리겔. 일어났어? 같이 아침 운동이나 가자." 베델이다. 아침 운동을 가자고 왔나 보다. 하지만 나는 어제의 무거운 생각 때문에 오늘 아..

#1.5 향기없는 범인

교만한 인간은 우리가 그 자리에 서 있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 우리를 느낌도 생각도 영혼도 없는 하등한 생물쯤으로 여긴다. #1.5 향기없는 범인 제이 아저씨의 꽃이 시들지 않는 걸보니 그나마 다행이다. 아저씨의 가슴의 붉은 구슬도 점점 투명해지고 있다. "계신가?" 가엘 소장님의 목소리다. 나는 사건의 소식이 궁금해서 얼른 문을 열어 드렸다. "소장님. 사건은 어떻게 처리 됐습니까? 누구의 범행인가요?" "리겔~자네 오늘 에너지 정책 간담회가 있지 않는가? 중대한 정책 간담회를 두고 사건에 연루되어 유감이네.." "아닙니다. 별 말씀을요. 간담회는 다니 부장님께 부탁을 드렸으니 조금 있다 결과자료만 받기로 했습니다." "그럼 사건의 목격자로 당황스러울 테니 천천히 이야기하세나?" 다니 소장님은 현장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