小說주의보 24

1.파랑 앵무새가 가르쳐준 야광 딸기나무

#1.파랑 앵무새가 가르쳐준 야광 딸기나무 "엄마?" "응 베니야" "근데 있잖아.. 난.. 아빠의 입이랑 눈은 참 좋은데..털이 많은 팔이랑 다리랑은 싫은데 말이야.. 아빠 입이랑 눈만 사랑할 순 없어?" "호호. 너희 아빠가 입술이랑 눈은 참 매력적이지. 하하 털이 많은 것도 맞고 말이야. 근데 사람을 사랑하려면 모두를 사랑해야지 부분만 사랑할 순 없단다.." "왜?? 엄마도 닭고기 먹을때 날개만 제일 좋아하잖아? 난 다리만 좋아하고, 아빠는 가슴 좋아하고.. 근데 왜 사람은 안돼??" "그건 말이야.. " "띵동! 띵동!" 어느때 처럼 숲속마을에서 상쾌하게 가게를 연 루즈 아주머니는 호기심 많은 베니의 질문으로 아침을 열었네요. 그러나 향기롭고 이쁜 립클로즈들을 파는 루즈 아주머니는 아침부터 무척 ..

'항해하는 꿈의 큐브' 시나리오 작성기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나는 요괴가 되었다. 그런데 내가 공격하려던 찰나 잠에서 깼다. 새벽이 밝아 와서 잠시 깼나보다. 나는 아쉬움에 꿈을 이어서 꾸려했다. 하지만 실폐했다. 억울했다. 왜 어떤 땐 꿈을 이어서 꾸고 어떤 땐 그럴 수 없단 말인가? 그것은 '꿈의 끝'을 무의식이 간직하고 있느냐하는 문제인듯하다. 의식의 지우개는 휘발성이 강한 메모리(RAM)속 꿈을 순식간에 지워버린다. 그래서 그 '꿈의 끝'을 잘 간직하여 연결하느냐가 관건이다. 하지만 오늘은 실폐했다. 순간 나의 억울함은 이 소재를 바탕으로 소설을 써야겠다는 의지로 바뀌었다. 나는 책상위의 연습장을 들고 내려와 어둠속에 누워 연필을 끄적이기 시작했다. 어두운 방. 나는 불을 켜지 않고 나의 감각에 의지해 머리속 남아있는 '꿈의 끝'을 ..

#1.21[최종편] 봄의 씨앗. 그 뜻밖의 행운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 방법은 냉장고 문을 열고 코끼리를 넣고 문을 닫는 것. 생명을 작은 상자에 넣는 방법은 작은 상자를 준비하고 생명을 넣고 꼭꼭 닫는 것. 둘중에 어느게 말이 안되는거지? #1.21 봄의 씨앗. 그 뜻밖의 행운 얼어붙은 향기나라.. 추위와 적막감만으로 시간이 멈춘 그곳. 아무도 이전 일을 기억하지 못했다. 누가 그런 추위와 겨울이 오리라고 생각했을까? 한번도 오지 않았던 미래를... 하지만 누가 또 그런 추위와 겨울이 지나가리라고 생각했을까? 한번도 오지 않았던 미래를.. 그러나 얼었던 시간은 다시 녹아 흐르기 시작했다. 땅이 녹기 시작했고 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나는 죽은 건가? 이 캄캄한 곳은 어디지?' "아.." 나의 신음소리를 듣고는 살아있음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1.20 승리의 끝

나는 정의를 정의하지 못한채 정의를 위해 싸우고 있다. 이 싸움에서 내가 이길지 또 언제 끝날지도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다. #1.20 승리의 끝 어둡고 후덥지근하고 신음소리가 울리는 동굴. 시퍼가 있는 그 곳. 우리는 그곳에 다시 발을 디뎠다. "오빠. 뭐하려는지는 모르지만 빨리 찾아서 나가자. 시퍼가 언제 또 들이 닥칠지 몰라. 냄새도 너무 고약해.." "난 시퍼를 찾으러 왔어. 정확히는 시퍼가 우릴 찾아줘야지. 후후."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야." "차차 알게 될꺼야." "몰라 시퍼만 안봤음 좋겠어." 나는 저번의 기억을 더듬어가며 동굴을 걸었다. 저번에 가엘소장님이 시퍼에게 당한 곳은 아주 뜨거웠는데 이곳은 그곳보다는 시원했다. "이 근처에 생명호수를 저장한 듯해. 갈수록 동굴이 점점 서늘해 지..

#1.19 뭍혀버린 향기의 씨앗

시작이 먼저 일까? 끝이 마지막 일까? 시작도 끝도 아무도 본 사람이 없는데 우리는 본 사실처럼 이야기한다. #1.19 뭍혀버린 향기의 씨앗 나의 예상과는 달리 두루마리는 우리를 생명의 씨앗속으로도 제이 아저씨나 가엘 소장님의 머리속으로도 데려가지 못했다. 왠지 나의 상상력이 약해서 일지도 모른다는 자책감이 들었다. "왜 안되는거지? 난 충분히 씨앗속으로 갈 용기가 있는데.." 옆을 쳐다보니 생명의 씨앗이 점점 땅속으로 파뭍힌게 보였다. 나의 몸의 열정도 식어져 가는게 느껴진다. "우선 생명의 물을 원점으로 돌려놔야해. 이러다간 생명의 씨앗이 파뭍혀 버리겠어. 그럼 우리 모두는 끝이야" "그걸 모르는 향기가 어딨어? 생명의 물을 시퍼가 가지고 있는데 어쩌라구.." 시퍼.. 생명호수의 물.. 향기.. 아무..

#1.18 죽음의 계곡속으로

내일 피는 꽃은 오늘의 씨앗에 근거한 것이다. 오늘 열린 씨앗은 내일의 꽃에 근거될 것이다. 하지만 내일도 생명도 존재도 그 자신을 증명할 수 없다. #1.18 죽음의 계곡속으로 바이러스는 계속 종잡을 수 없이 퍼져나가고 있었다. 온천지가 검은 바이러스의 내음과 먼지로 진동을 했다. 이렇게 앞으로 일어날 일은 현실이 되어가고 있었다. 저멀리 허리케인의 검은 구름은 어느새 향기나라를 집어 삼키고 있었다. 쏴아악.. 허리케인의 돌풍의 도가니속에 바이러스도 향기들도 모두 하나의 소용돌이 속에 블랙홀처럼 빨려들어가고 있었다. 끝.. 이렇게 거대한 아틀란티스 제국 향기나라도 종말을 고하는구나.. 나의 껍질을 뚫고 시커먼 바이러스포자들이 튀어나왔다. 툭툭 포자들이 터질때마다 나의 몸은 하나둘 공기중으로 산산히 부서..

#1.17 태풍의 전야제

인간은 흙에서 나와 흙으로 돌아가고 존재는 무에서 나와 무로 돌아가고 향기는 꽃에서 나와 꽃으로 돌아간다. #1.17 태풍의 전야제 바이러스와 사투를 벌이는 베델과 가엘소장님을 뒷전으로 하고 나는 슬그머니 잃어버린 동산으로 올랐다. "부시럭 부시럭~~" 아무도 없을줄 알았던 잃어버린 동산에 누군가의 인기척이 느껴졌다. "누구냐!!" "까~~꿍!" 깜짝 놀란 나의 모습을 비웃기라도 하듯 제인이 방끗 웃으며 나타났다. "깜짝 놀랐자나. 아버님은 병상에 누워놓고 여기서 뭐하니?" "아빠는 계속 누워있으니까 심심해서 나왔지. 아빠가 씨앗 해독을 어디까지 했는지 자료도 궁금했고 말이야. 그런데 여기 근방에는 없는거같네. 하긴 여기에 종이나 자료를 둘 아빠가 아니지. 하하" "넌 이 상황에 웃음이 나오니?" "그럼..

호리네 블랙홀 가족 이야기

어린왕자가 사는 행성 옆에는 아주 작은 호리네 블랙홀 가족이 산다. "엄마. 이거 꼭 먹어야돼?" "그래. 아가. 처음엔 발효가 덜된게 씹히는 맛이 느끼하지만 익숙해지면 괜잖단다." "그래도 이건 너무 맛이 없단 말이야.." 오늘도 아기 블랙홀은 작은 별속에서 발효된 HS 세균을 비벼 먹으며 투덜거리고 있다. "난 큰 사각사각한 별이랑 성단만 먹고 싶단 말이야!" "엄마가 이거 발효시킨다고 하루를 꼬박보냈어!!...어여 먹어. 다른데선 구하기 어려워." "그래두..맛없게 보여." "착하지 우리 호리!" "냠냠냠.." 이제 거의 엄마 블랙홀과 아기 블랙홀의 실랑이가 끝났는가 보다. "생각보단 맛있네 엄마" "그지? 엄마가 식성이 좋잖니. 엄마가 먹다가 이것은 푸른 행성에서 물과 함께 좀 발효시켜봤는데 맛있..

#1.16 작은 이기심들의 합산

이기적인 개인이 모이면 이기적인 집단이 될까. 사소한 이기심이 모이면 거대한 이기심이 될까. #1.16 작은 이기심들의 합산 "긴급 속보입니다. 죽음의 계곡 남동쪽 얼음바위협곡에서 발생한 중심기압 935hpa 허리케인이 발생했습니다. 허리케인은 반경10Km, 풍속 42m/s으로 현재 호수마을 동북방향으로 빠르게 접근중입니다. 이번 허리케인은 보통 바닷가에서 발생하는 태풍을 10배 웅축시킨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검은 바이러스로 인한 막대한 사상자로 발생한 시점이라 에너지정책국의 발빠른 귀추가 주목됩니다. 다음 소식입니다. 북극에서 생기던 오로라가 지난밤 향기나라 팽나무 언덕 상공에서 7분가량 관측되어 시민들의 반응이 격앙되고 있습니다.." '이런.. 이건 또 마른 하늘에 날벼락같은 소리지. 오로라는..

#1.15 누군가의 시나리오

고통의 근원은 무엇인가. 고통의 끝은 어디인가. 어쩌면 모든 기억을 지우는 삶의 종착역도 고통의 종지부가 아닐지 모른다. #1.15 누군가의 시나리오. 퍼즐같은 역활극. 베델은 나에게 수학문제를 자주 내곤했었다. "리겔. 세균이 1초에 2개가 된다고 가정하자구. 비커에 세균이 1분이 되니 가득찼어. 그럼 언제 반이 찼을까?" "30초??" "틀렸어. 59초야. 하하하" "엇. 그러네. 하하하" 그때는 웃으며 세균이 빨리도 퍼지네 했었는데 이제는 이 바이러스란 놈이 도무지 종잡을 수 없이 퍼져나가고 있었다. 온천지가 검은 바이러스의 내음과 먼지로 진동을 했다. 이렇게 점차 어두운 아비규환의 늪으로 향기나라가 변해가는 듯했다. 우주도 여러 블랙홀이 빛을 빨아들이며 커져가다 최후에는 하나의 거대한 블랙홀이 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