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시++ /추억의습작들('08)

2πr[3] 눈(目)의 잎(口)

별신성 2012. 2. 15. 20:28

눈(目)의 잎(口) 

                박원주 

찬란한 우주아래 
거침없이 햇살이 하늘을 투과한다. 
인간의 잎들은 보이지 않는 빛을 눈부시게 먹는다. 

빛들은 몸에 스미어 
까만 붓을 들고선 
반대편에 조그만 밤을 그리어 놓는다. 

빛 속에 숨겨진 풍성한 먹거리. 
먹기 싫은 색은 반사되고 
저마다의 잎 속으로 골고루 먹혀진다. 

푸른색을 싫어하는 푸른 나뭇잎 
푸른색을 좋아하는 붉은 장미꽃 
흙에서 태어난 나는 흙과 같은 식성을 가지고 있다. 

낮 동안의 따스한 포만감에 
태양은 저물어 가고 
둥근 지구의 그림자를 덮고 
우리는 고대하던 잠이 든다. 

잠은 빛들을 소화시켜 꿈을 만든다. 
꿈들은  
내일의 태양을 맞을 
찬란한 여린 잎들을 피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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