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속삭일 때
박원주
잠이 속삭일 때는
그냥 살며시 눈을 감아 봅니다.
죽음을 앞 둔 낙엽처럼
고운 흙을 덮고서
순전히 맨몸으로 누워 봅니다.
누구도 간섭하지 못하는 호수 속으로
조용히 노 저어 떠나가 봅니다.
영원히 돌아오지 않는 촛불처럼
생의 자취를 잠잠히 지워가 봅니다.
꿈이 속삭일 때는
그냥 꿈과 함께 고요히 잠이 듭니다.
그대 품속의 따뜻한 꿈이
자유롭게 날개를
펴는 때까지.
'비타민 시++ > 추억의습작들('08)' 카테고리의 다른 글
2πr[24] 옥타브에게 듣다 (0) | 2012.02.15 |
---|---|
2πr[22] 우울한 찬가 (0) | 2012.02.15 |
2πr[21] 비와 선인장 (0) | 2012.02.15 |
2πr[20] 호수을 따라 돌며 (0) | 2012.02.15 |
2πr[19] 진화의 믿음 (0) | 2012.02.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