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찬가
박원주
하늘에 구름이 뒤숭생숭 썩이더니
내 마음도 그러하다.
풀자니 막막하고 끊으려니 아쉬움이 남아
뒤엉키는 실타래.
흐르는 시간을 따라 추억들은 늙어가고
외톨이가 된 피터팬은 마음 한 켠이 비좁다.
어디선가 으스스 불어오는 찬바람에
나침반의 남극에 정박해 버린 돛의 꿈.
녹여야지 하고서 비비고 얼래어도
웃지 않는 나의 마지막 미소.
우울한 날에는 우울의 음계를 따라 우울을 노래한다.
그 놈이 지겨워지면 훌쩍 떠나려나
혹시나 그려려나 하고서 후련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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