小說주의보/향기나라뮤즈이야기

#1.4 잃어버린 동산

별신성 2012. 2. 21. 09:33

빛은 존재하지만 아직 어느 누구도 빛을 보지는 못했다.

다만 빛을 믿고 느낄 뿐이다.

#1.4 잃어버린 동산

"♬오~ 밝은 햇빛. 너 참 아름답다. 폭풍우 지난 후 너 더욱 찬란해~"

 

입구에서 조금 떨어진 넙쩍 바위 위에서 가수를 지망하는 나팔꽃 향기들이 아름답게 목청을 가다듬고 있다. 한때 유행했던 곡을 젊은이들의 리듬에 맞춰 편곡한 걸보니 감성까지 퓨전이 되는 것같은 색다른 느낌이 든다. 그 옆 풀밭에서는 안개꽃들이 안개를 휘감은채 떠오르는 시상을 온몸으로 흥얼거리며 잎사귀에 적고 있다.

"찬란한 우주 아래 거침없이 햇살이 하늘을 투과한다.

우리의 잎들은 보이지 않는 빛을 눈부시게 먹는다.

빛들은 몸에 스미어 까만 붓을 들고선

반대편에 조그만 밤을 그리어 놓는다.

빛 속에 숨겨진 풍성한 먹거리.

먹기 싫은 색은 반사되고 저마다의 잎 속으로 골고루 먹혀 진다.

푸른색을 싫어하는 푸른 나뭇잎.

푸른색을 좋아하는 붉은 장미꽃.

흙에서 태어난 나는 흙과 같은 식성을 가지고 있다.

낮 동안의 따스한 포만감에 태양은 저물어 가고

둥근 지구의 그림자를 덮고

우리는 그렇게 고대하던 잠 속으로 빠져든다.

잠은 빛들을 소화시켜 꿈을 만들고

그 꿈들은 내일의 태양을 맞을

찬란한 여린 잎들을 피어내고 있다."

햇살의 풍성한 먹거리를 그림그리듯 표현을 하다니 재미있다. 시란 것이 짧지만 생각을 압축해서 던지기에 그 압축의 의미를 풀어보는 독특한 재미가 느껴진다. 매일 일방적으로 듣는 유행가와는 다르게 함께 요리하는 시간같은 느낌이랄까?...그렇게 잃어버린 동산의 입구는 여러 향기들의 방문으로 시끌 벅적하다. 하지만 입구를 지나 동산의 중앙으로 가는 언덕길부터는 조용한 편이다. 거기부터는 경사가 가파르고 길이 조금은 험난해서 동산의 중앙 고원에 이르면 아주 조용하고 한적하다. 그래서 가끔씩 마음이 무거울 때 이곳에 들러 무거운 향기를 행구고 가곤한다.

"어휴. 오랫만에 오르니 힘들네. 자네는 숨이 차지 않은가봐? 리겔?"

"뭐. 젊은 향기가 이정도로 헉헉대서야 어디 쓰겠어?. 평소에 운동한다면서? 넌 유산소운동을 더 해야겠어. 근육 만든다고 그렇게 헬스만 해서 몸매가 좋으면 뭐해? 이렇게 비실대는데. 원.."

"프로그램을 한다고 매일 책상에 안자 있으니 뿌리가 많이 약해졌나봐. 이젠 등산을 자주 해야겠는걸. 그래도 다른 운동은 내가 너보단 낫잖아. 하하. 이제 고원 거의 다왔네. 어휴."

"저길 봐. 생명의 샘이야. 여전히 잔잔한 저 은빛 물결은 고요한 은하수같군. 난 깨끗한 물만 보면 몸이 근질거려서 우선 수영부터 좀 해야겠어."

에멜랄드 빛이 흐르는 호수. 넓고 잔잔한 보이는 저 호수가 '생명의 샘'이다. 이 호수를 샘이라 부르는 이유는 말그대로 땅 속에서 물이 솟아나기 때문이다. 이 '생명의 샘' 중앙에는 작은 섬이 있는데 그 섬에는 커다란 '생명의 씨앗'이 뭍혀있다. 그 생명의 씨앗은 보통의 씨앗처럼 다 묻혀있진 않고 절반 정도만 뭍혀 있고 절반은 드러나 있다. 씨앗은 하루에 1도 정도씩 회전을 하는데 일년에 한 바퀴씩 자전을 하면서 생명의 샘으로부터는 계절에 따라 수분과 양분을 공급받는다.

"근데 리겔. 저기 생명의 씨앗 근처에 누군가 있는데?"

"나룻배 모양으로 봐선 제이 아저씨의 배인거 같은데? 씨앗을 또 조사하러 왔나봐. 그럼 난 향기도 씻을 겸 수영도 해서 제이 아저씨에게 먼저 가볼게."

"그럼 난 어쩌고? 난 물이 무섭단 말이야."

"그럼 수면 위로 날아서 와. 아참 물 속의 수초 헤라 아주머니께도 인사드려야겠군. 같이 가자."

"난 싫어. 자네 혼자 다녀 오게. 난 물 위도 싫은데 물 속은 더 갑갑해. 무슨 잠수함도 아니고 저 물 속에서 그 아주머니는 왜 산데?"

"그럼 넌 여기서 좀 쉬고 있어. 헤라 아주머니껜 안부 인사만 드리고 올꺼니깐 금방 다녀올꺼야. 그럼 있다봐."

"풍덩"

나는 향기를 물속으로 던지며 샘 속으로 다이빙했다. 이 생명의 샘 물속은 보통 물속보단 훨씬 밝다. 햇살이 그대로 투과될 정도로 물이 맑고 바닥에 은모래도 깔려 있어서 조금 갑갑한 수압의 무게가 아니라면 물 밖과 별 차이를 느끼지 못 할 것이다. 거기다 샘물이 나오는 땅속에서 작은 공기방울이 뿜어져 나오기때문에 크리스마스 트리의 전구등처럼 공기방울들이 즐거운 율동을 하며 반짝거린다. 게다가 물 속에 사는 금붕어들이 공기방울로 장난을 치다 일어나는 화려한 무지개를 볼때면 이 아름다운 곳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도 들것이다. 하지만 나는 육지의 식물이라 향기로 여행하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 언제나 그렇듯 저기 산호초같은 바위틈에서 헤라 아주머니가 어린 향기들에게 동화책을 들려주고 있다.

"헤라 아주머니 안녕하세요. 잘지내시죠? 우리 꼬맹이들도 안녕."

"리겔 아저씨다. 아저씨 안녕하세요. 보고 싶었어요."

"그래. 아저씨두 보고 싶었단다. 공부는 열심히 하고 있지?"

"네. 저 이번에 발명 경진대회에서 우수상도 탔는걸요?"

"오 그래..장하구나."

 

아이들의 명랑한 목소리를 들으면 나도 힘이난다.

"오랫만이구나. 리겔. 잘지내고 있니? 새로 시작하는 향기 정치 시스템은 잘 개발중이고?"

"네. 저야 덕분에 언제나 잘지내죠. 정책과 관련해서 조금있다간 다니 부장님과 구상중인 햇볕 저장 정책과 인공 강우 관련 정책 간담회도 있어요."

"그래. 건강해 보이는구나. 근데 결혼은 언제 할꺼니?"

"또 결혼이야기세요? 될때되면 어련히 안할까봐서요? 괜찮은 향기있음 이야기나 해주세요."

"그래. 다음에 올때는 여자친구와 같이 오거라. 알았지."

"네. 알겠어요. 근데 요즘 물속 산호마을은 좀 조용한 것같네요?"

"그렇게 느끼니 그렇긴 한가 보구나. 요즘들어 생명의 호수 근처에 수상한 배들이 들락 날락 거려서 말이야. 평소에는 제이 선생님말고는 잘 드나드는 향기가 없는데 말이야."

"그래요? 어떤 향기가 나던데요?"

"음..내가 물 속에 있어서 그런지 자세한 향기는 잘 느껴지지 않더구나. 그래도 머리가 좀 아픈 향기가 어렴풋이 느껴졌어."

"아주머니의 코는 예리하신 편인데 그 향기에 머리가 아프시더라구요?"

"그래. 평소에 맡아보지 못한 향기라서 잘 설명을 못하겠구나. 이런~내 정신보게. 엄한 바쁜 향기 붙들고 괜한 이야기를 다 하는구나. 바쁜텐데 어서가서 볼일 보거라. 자두 들르러서 인사도 하고 말이야."

"네. 알겠어요. 그럼 아주머니도 안녕히 계세요. 우리 꼬맹이들도 다음에 또 보자. 다음엔 국화수분으로 만든 과자를 가지고 오마."

"와~네 알겠어요. 다음에 뵙겠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은빛의 물속을 나오려니 미련이 남지만, 하루란 일정을 내 마음대로 늘릴 수가 없으니 다음에 또 시간을 내서 놀러 와야겠다. 샘에서 흘러나오는 공기 방울들이 땅에서부터 눈이 내리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자연이 빚어내는 나를 위한 훌륭한 배웅이다. 오 이런~젠장~ 저기 얼룩무늬 금붕어가 보이는구만. 저 금붕어가 장난을 걸기 전에 빨리 물밖으로 나가야한다. 이 물고기는 향기만 보면 공기인 줄알고 입 속에 넣는 버릇이 있어서 조심해야 한다. 저번에 입속에 한번 갇혀 꼼짝달싹도 못하다가 아가미를 헤집고 나온다고 혼이 난 적이 있다. 오늘같이 일정이 바쁜 날엔 그럴 장난을 받아줄 여유가 없기에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저기 제이 아저씨의 네모난 나룻배가 보인다. 제이 아저씨는 향기나라에서는 유명한 고고학자겸 고대 언어 해독가이다. 아저씨는 생명의 씨앗에 적힌 글씨를 해독하는데 일생을 바치고 있다. 저 씨앗은 일년에 한바퀴를 돌기 때문에 까딱 잘못 시기를 놓치면 그 흘러간 글씨를 전체적인 맥락과 끼워맞추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아저씨는 거의 이 샘에서 살다시피 하신다. 그래서 아저씨의 나룻배에는 왠만한 일상용품들은 거의 구비되어 있다.

"제이 아저씨 안녕하세요. 씨앗 연구는 잘되세요?"

"씨앗이 먼가? 내가 무슨 식물학자인줄 아나? 난 씨앗을 연구하는 게 아니라 고대언어인 '쉐마' 언어를 해독하는 것일세. 모르면 좀 조용히 하고 자네 볼일이나 보게나"

"네. 알아겠어요."

제이 아저씨가 지금 좀 무둑둑하시고 까칠하신 것같다. 그것은 지금 연구에 몰두하고 계셔서 그럴 것이다. 제이 아저씨는 연구에 몰두중이실때 방해를 받으면 무척 화를 내신다. 그래서 그때는 조용히 해드리는게 상책이다. 그냥 아저씨의 혼잣말하는 것을 듣는 것만으로 연구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대충은 알기 때문에 그렇게 꼬치꼬치 물어서 벌집을 건드릴 필요는 없다.

"음..누군가가 씨앗을 건드린게 틀림없어. 어제의 글씨의 위치와 오늘의 글씨의 차이가 없단 말이야. 원래 대로라면 오른쪽으로 1도만큼 돌았어야 하는데 그대로 인걸 보면 누군가 건드렸다는 증거야. 아니면 씨앗이 자전을 멈췄거나...물론 그럴리는 없겠지..."

순간 '자전이 멈췄다구요?' 하고 말이 툭 튀어 나올뻔 했다. 생명의 씨앗은 우리 식물에게 있어서 소중한 존재이다. 이 씨앗은 우리 식물에게 있어서 생명의 근원일 뿐아니라 에너지의 근원이다. 이것은 누구나 당연하게 생각하는 제1의 진리가 되어있다. 그리고 이 씨앗에 적힌 비문의 예언은 꼭 이루어 질 것이라는 믿음도 향기를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다.

사실 생명의 씨앗의 첫 글자를 해독한 것은 제이 아저씨 집안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그 할아버님의 이름은 존이였다. 존 할아버님께서는 이 섬에 우연히 떨어진 한 씨앗에 불과했는데 이 작은 섬에 정착을 해서 일생을 여기서 사셨다. 그분이 처음으로 싹을 틔우고 세상에 나왔을 때 옆에서 돌아가는 거대한 씨앗을 보고 신기해 했다고 한다. 하루 하루를 씨앗을 바라보며 지내시다 보니 씨앗의 감정까지 느끼는 사이가 되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어느날 그 씨앗에 새겨진 글씨를 발견했다. 그 글씨가 고대 언어라는 것을 깨닫고는 그때부터 하루 종일 '무슨 의미일까?'하고 사색하는 습관이 생겼다고 한다. 그런데 그분은 식물나라에서 '꿈'이라는 말과 비슷한 '향기'라는 고대언어를 어렴풋이 들은 바가 있었다. 그래서 그 씨앗에 새겨진 비문의 첫 시작단어가 '향기'라는 말임을 유추할 수있었다고 한다. 그분은 죽기 전에 한문장만이라도 해독을 하고 죽고 싶다는 소망이 생겼다. 하지만 그것은 글자에 문외안인 그분께는 생각만큼 쉬운 일은 아니였다. 그 첫문장이 아주 짧은 문장이였음에도 말이다. 그러던 차에 그 글자들이 물체의 모양을 본뜬 상형문자임을 어느순간 깨달았다. 그래서 사색하는 시간에 좀더 구체적으로 글자가 상형문자임을 감안을 해서 무엇을 닮았는지 생각하고 고민했다. 그 이어지는 글씨체가 생명의 씨앗과 비슷하게 생긴 호두같은 글짜임을 알고는 뿌듯해 했었다고 한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그렇게 고민하는 중에 꿈속에서 씨앗이 자전하는 환상을 보게 되었고 그 이어지는 단어가 '움직인다'는 뜻이라고 확신을 가졌다고 한다. '향기는 움직인다!' 그것이 존 할아버님이 해독하신 첫 비문의 문장이였다. 물론 향기로 이동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지금에서야 그것은 너무도 단순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그 당시 그 해석을 두고 그 분은 무척 고민을 했다고 한다. '향기는 무엇일까?'또 우리는 식물인데 어떻게 움직인단 말인가?' 그 분은 그 의미를 모르고 돌아가셨지만, 그 아들인 존 2세 대에서 그 의미가 이루어졌다. 생명의 씨앗에서 느껴지는 그 따스함이 아들인 존 2세에게 향기를 느낄수 있도록 했으니 말이다. 그렇게 아들인 존 2세는 어릴적부터 향기가 존재한다고 믿었다. 그리고 사춘기를 지나 꽃을 피운 후부터는 생명의 씨앗에서 나오는 '샤론의 향기'를 맡을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처음으로 향기에 영혼을 실고 비행을 하는 영광의 서막을 열었다.뭐 이 이야기는 향기 나라에 사는 왠만한 향기들은 위인전에서 어릴 적부터 읽고 또 읽은 이야기이다. 그 후 그 향기는 전해지고 전해져서 식물나라 속에서 향기로 움직이는 향기나라를 이룩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그 가업을 제이 아저씨가 이어서 하고 계시기에 비문연구에 대한 자부심이 상당히 강하신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이상해..생명의 씨앗이 좀 더 땅 속에 잠긴거 같단 말이야. 원래는 반정도만 뭍혀 있어야 하는데 좀 더 가라안은게 확실해."

이때 어디선가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휙 날아 들었다.

"휘릭~"

아니 이런...어디서 난데없이 날아든 화살이다!!!

뽀쪽한 화살은 어느새 제이 아저씨의 가슴부분 정중앙에 박혀있었다.

"으으윽~..누구냐.."

제이 아저씨는 고통스런 가운데서 눈을 부릅뜨고 누구의 소행인지 보려고 훑어보다 결국 쓰러지셨다.

"아저씨!!!"

나는 당황스레 소리를 질렀다. 이게 어찌된 일이지? 나는 향기로 이동하는 중에는 어떤 외부의 공격에도 안전한 줄 알았다. 왜나면 향기란 자체가 실체가 없기 때문이다. 그것이 나의 긍정적인 생활 패턴에도 일조를 했었는데 이 갑작스런 사건은 무엇이란 말인가. 당황스러워 몸이 떨렸다. 그런데 아저씨의 향기 속에 점점 붉게 빛나는 구슬같은 빛이 보였다. 저건 뭐지? 처음으로 보는 구슬모양이다. 저런 것이 언제 아저씨의 향기 속에 있었지? 그리고 무엇보다 어떻게 향기가 상처를 입는단 말인가? 아니 그렇다면 우리보다 향기의 존재와 약점을 아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일까? 아~머리 속이 혼란스럽다. 하지만 제이 아저씨가 위독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그런 의문조차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야~베델~" 나는 황급히 베델을 불렀다.

"큰일났어. 제이 아저씨가 화살에 맞았어."

나는 건너편의 베델에게 구조의 신호를 보냈다. 물론 그 녀석이 의사인 이유도 있지만 내가 당한 이 일이 너무 당황스러워서 무의식적으로 주위에 눈에 뛰는 향기의 이름이 불러졌다.

"무슨 소리하는거야? 제이 아저씨가 화살에 맞았다고?" 베델도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그래. 구조요청을 해야겠어."

"말도 안되는 소리야. 어떻게 향기가 화살에 맞어? 나 참. 나 수영시킬려고 작전쓰는 거면 죽을 줄 알아. 난 물이 싫다구"

베델이 급하게 물살을 가르며 달려왔다. 눈앞에 화살을 맞아 쓰러진 제이 아저씨를 보며 우리는 이 상황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막막하기만했다.

"자네 의사잖아. 어떻게 좀 해봐."

"나는 몸을 고치는 의사지. 향기가 다치는 모습은 처음봐." 목소리가 떨리는 걸보니 베델도 이 사건이 무척 당황스러운가 보다.

우선은 점점 의식을 잃어가는 어저씨를 급하게 헤라 아주머니께 모셔가서 응급처치를 하기로 했다. 은빛 물속을 지나가자 제이 아저씨의 붉은 구슬의 피가 흘러 물이 붉은 빛이 났다. 다급하게 헤라 아주머니의 집에 도착하긴 했지만 당황스럽기는 헤라 아주머니 역시 마찬가지였다. 저 피나는 붉은 구슬은 또 뭐란 말인가.

"우선 생명의 샘에 있으니 죽지는 않을 꺼야." 헤라 아주머니께서 당황한 우리를 위해 말을 던지셨다.

"그치만 향기가 위독할 때 빨리 원래의 몸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몸도 향기도 위험할 수 있어. 지금 제이 아저씨의 국화꽃도 시들고 있을테니깐 말이야. 서둘러야하니 가엘 소장님께 사건을 보고하자꾸나. 그리고 일초가 급하니 빨리 민들레들에게 제이 아저씨의 집으로 수송을 부탁해야겠다."

헤라 아저머니와 함께 다급히 위급함을 알리는 조명탄을 쏘았다. 곧 가엘 소장님께서 대원들과 함께 올것이다. 아무쪼록 제이 아저씨에게 아무 일도 없어야 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