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시++ /추억의습작들('08)

2πr[17] 물의 목소리

별신성 2012. 2. 15. 20:51

물의 목소리 


          박원주 


흐르던 물이 침묵하다 
고요한 물들을 잠깨운다 
가로 세로의 물이 만나 
고요하게 울리는 소리의 숲. 
투명하게 숨어있던 목소리들이 
무지개처럼 나뉘어 흘러내린다 


고요히 퍼지는 물. 
과감히 떨어지다 
요염하게 패이는 물.  
천방지축 말괄량이 튀어올라 구르는 물. 
오랜만의 봄비에 자신을 알리느라 
작은 소리들이 소란스레 분주하다 


투명함에 잊혀졌던 그들의 얼굴. 
내 삶속에 지나간 추억의 방울들이 
튀어 오르는 물방울처럼 스치며 지나간다 


고요한 밤의 동굴에 누워 
저마다의 소리를 따라 
숨겨진 얼굴을 그리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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