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시++ /추억의습작들('08)

2πr[10] 사우나에서 울다

별신성 2012. 2. 15. 20:46

 사우나에서 울다 

            박원주 

메마른 세상을 거닐다 
차(茶)처럼 마음을 우려내고 싶을 때 
따뜻한 사우나 속에 몸을 담그고 
온 몸으로 뜨거운 땀을 머금어 낸다 

별처럼 하나둘 맺히는 땀방울. 
피부의 굴곡을 읽으며 중력을 따라 
마루 바닥사이 더 깊은 수렁 속으로 
미련도 없이 떨어지며 스미어 사라진다 

내가 진정으로 흘리고 싶었던 눈물의 땀방울. 
눈이 아닌 온몸으로 펑펑 울어 재낀다 

나는 왜 좁은 눈 사이에 눈물을 가두고 
한 줄기 흐르는 눈물로 기쁨을 맞았던가 

삶속에서 더 많은 땀방울로 울어 지내리... 
온 몸으로 눈물 흘리며 울어 보내리... 

사우나 온기에 맺혀진 땀방울을 
눈물처럼 손모가지로 쓸어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