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나에서 울다
박원주
메마른 세상을 거닐다
차(茶)처럼 마음을 우려내고 싶을 때
따뜻한 사우나 속에 몸을 담그고
온 몸으로 뜨거운 땀을 머금어 낸다
별처럼 하나둘 맺히는 땀방울.
피부의 굴곡을 읽으며 중력을 따라
마루 바닥사이 더 깊은 수렁 속으로
미련도 없이 떨어지며 스미어 사라진다
내가 진정으로 흘리고 싶었던 눈물의 땀방울.
눈이 아닌 온몸으로 펑펑 울어 재낀다
나는 왜 좁은 눈 사이에 눈물을 가두고
한 줄기 흐르는 눈물로 기쁨을 맞았던가
삶속에서 더 많은 땀방울로 울어 지내리...
온 몸으로 눈물 흘리며 울어 보내리...
사우나 온기에 맺혀진 땀방울을
눈물처럼 손모가지로 쓸어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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