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시++ /옴니버스연습장

오름에 오르다 -19.1.26.토

별신성 2019. 1. 26. 22:48

오름에 오르다
-신성

오름에 올라 나의 풍경을 바라보노라
수많은 오름이 솟구쳐 태어나
수많은 풍경들을 그리고 있네
나의 풍경들을 부르노라
각기 다른 표정을 지으며 달려와
내가 무슨 말을 하려나 귀를 기울이네

한 오름은 나를 처음 만나 갸우뚱 하네
한 오름은 자주 만나 날 기억하며 반기네
한 오름은 잔치집처럼 풍경이 분주하구나
한 오름은 누구도 오지않아 외로움에 지샜네

저마다 다른 곳에서 태어나
수많은 배경속에 자신을 찾다가
이제사 자신을 만나 짓는 표정들.
오름의 표정은 이처럼 다양하네

저마다의 몸뚱이, 저마다의 성격,
저마다의 행동, 저마다의 과거,
나는 오름을 만났는데
나의 몸뚱이를 지나
나의 성격을 지나
나의 행동을 짚으며
나의 과거를 훑어보았네
결국 바라보기 거북한 나를,
익숙한 나를 또 만나고 말았네

오름에 부는 바람이 점점 거칠어지네
세상과 다른 세계라는 감촉감.
출렁 거리는 오름에 올라서
터져버린 분화구,
그 복잡한 내 속을 내려다보네
나란 점은 저기 있겠지 저기 있을꺼야
분화구 그 가운데다 점을 찍고는
돌고 돌고 돌며
나를 이리저리 돌고 훑으며
그렇구나
그 한마디 바람에 쏟아내며
가벼운 마음으로 오름을 내려오네

* 아부오름, 백약이오름, 다랑쉬오름, 여러 오름을 다녀왔는데 자마다의 표정이 다르고 그속에 나를 발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