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시++ /옴니버스연습장

죽은 자와 눈맞춤 -2018.12.08.토

별신성 2018. 12. 9. 02:27

죽은 자와 눈맞춤
-신성-

죽은 자 곁에서 그대의 온기를 전하라
그곁서 떨고있는 산 자들이 따뜻해 하리
모두 떠난다는 상식을 모르는 이에게 읊조리라
안일에 빠진 일상의 대가리를 멸치처럼 때어내고
사소하게 가버린, 오늘자 고인의 묘비를 달아보자

누군가의 인생이 한순간에 사라지는 마법.
무가 유가 되고 유가 다시 무가 되는 사건.
유, 무가 찰나에 같아져버린 통탄스런 업보.

울음바다에 함께 고여든 이들은
이미 벌어진 일들을 뒤집기위해
그들이 벌일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기이하고 어안이 벙벙한 사실의 호통.

급사한 이를 대신해 살아야할 이유를
꺼억꺼억 눈물로 반성하며 되짚어본다
다시금 먼 일상을 되돌아가서는
새롭게 태어난 아기피부마냥
보득보득한 일상이 깨어나는 부활이여
웃는 자들과 함께 웃어댄 만큼
우는 자들과 함께 울어대 보자

*누나 시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영주까지 가서 위로하고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