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신성 2012. 2. 15. 12:08

스위치를 끄다 

-박원주-


흥겹게만 치던 지루한 키보드소리에 
여기가 어딘가? 스르르 두눈이 감긴다. 


"너는 가슴한번 열지않고 사랑을 썼더냐?
한숨소리 한점없이 추억을 지우고 그토록 해맑게 웃어댔더냐?"


너는 디지털, 나는 아날로그. 
만날듯 비켜가는 온-오프 스위치.


나는 오늘도 힘겹게 하루를 그리고 나를 쓰는데
너는 그리도 쉽게 하루를 그리고 나를 지우는구나.


각본같이 잘짜여진 네 인생 시나리오보다,
  (그게 프로그램인지 벽돌인지 나는 모른다.
   어쩌면 그 계획들이 즐거운 퍼즐일지도)
내 울음 뒤에 
눈물을 닦으며 다시 쓰는 머쓱한 인생을 
더 사랑해주며 꼭 안아주겠지.